한국 정치의 궤도 이탈이 심각하다. 이념, 세대, 젠더 등 각 분야 정치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민주주의의 정상적인 작동을 가로막는 극단적 상황에 처했다. 대화와 타협은 실종됐고 가짜뉴스가 판을 친다. 팬덤 정치가 횡행하면서 극단적인 진영의 대결 정치로 치닫고 있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해법이 절실한 상황에서 뉴스핌은 정치 원로와 국회의원, 전문가들을 모시고 정치 양극화 실태를 분석, 해법을 모색하는 특별기획을 준비했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전문가들은 '팬덤 정치'는 유튜브로 대변되는 미디어 환경 변화와 맞물린 정치의 오락화, 엔터테인먼트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팬덤 정치가 상대방을 '적'으로 보는 정치 극단화와 함께 정서적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혜림 고려대 미디어대학 교수는 이달 22일 방송된 KYD 뉴스핌TV 특별기획 '국가 리스크된 양극화, 어떻게 풀 것인가'에 출연해 "팬덤 정치는 정치의 엔터테인먼트화와 맞물린 현상"이라며 "정치가 연예화하면서 카리스마적인 인물 중심 소비가 늘고 정치가 오락적 성격으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전문가들은 '팬덤 정치'는 유튜브로 대변되는 미디어 환경 변화와 맞물린 정치의 오락화, 엔터테인먼트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팬덤 정치가 상대방을 '적'으로 보는 정치 극단화와 함께 정서적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혜림 고려대 미디어대학 교수는 이달 22일 방송된 KYD 뉴스핌TV 특별기획 '국가 리스크된 양극화, 어떻게 풀 것인가'에 출연해 "팬덤 정치는 정치의 엔터테인먼트화와 맞물린 현상"이라며 "정치가 연예화하면서 카리스마적인 인물 중심 소비가 늘고 정치가 오락적 성격으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이혜림 고려대 미디어대학 교수(왼쪽)과 조귀동 민컨설팅 전략실장(왼쪽 두번째), 장윤미 변호사(오른쪽 첫번째)가 뉴스핌TV 스튜디오에서 '국가 리스크된 정치 양극화, 어떻게 풀 것인가'를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사진=뉴스핌] 2025.12.22 ace@newspim.com |
조귀동 민컨설팅 전략실장은 "팬덤 정치는 노사모, 박사모, 손가락혁명군 등으로 이어졌다"며 "정당 조직이 약화하자 팬덤이 정당의 동원 기제로 가능하게 됐고 정당 내부 토론과 교육이 사라지면서 당 바깥 팬덤이 당내 의사결정을 좌우하는 상황이 됐다"고 꼬집었다.
장윤미 변호사는 "현실적으로 정치인들은 강성 팬덤에 기대지 않고는 경선 통과가 어렵다"며 "본선에서는 중도가 중요하지만 당내에서는 강성 눈치를 봐야 하는 구조적 모순이 정치 극단화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정치양극화 전문가 대담 1부 내용이다.
-(이재창 정치 전문기자, 이하 이 기자) 안녕하십니까. 뉴스핌의 정치 전문기자 이재창입니다. 요즘 우리 정치의 궤도 이탈이 매우 심각합니다. 가짜 뉴스가 판을 치고, 팬덤 정치가 횡행하며, 대화와 타협 대신 강대강 대결로 치닫고 있습니다. 정치의 본질이 사라졌습니다. 더는 방치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죠.
그래서 뉴스핌이 '정치 양극화, 국가 리스크가 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는 특별 기획을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전문가 세 분을 모시고 원인과 현실 진단, 그리고 해법을 함께 모색해 보겠습니다. 장윤미 변호사님, 조귀동 민컨설팅 전략실장님, 이혜림 고려대 교수님 모셨습니다.
제가 서두에서 말씀드렸듯 정치 양극화가 매우 심각한데요, 그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 (장윤미 변호사, 이하 장 변호사)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상대 진영에 대한 혐오와 적대감이 자리 잡았다는 점이 가장 큽니다. 정치 외적인 환경, 특히 유튜브 같은 플랫폼도 이런 갈등을 약화시키기보다는 오히려 강화하고 있죠.
예를 들어 대통령이 취임한 지 100일 남짓 된 시점에 제1야당 대표가 '끌어내려야 한다', '탄핵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국민이 선출한 절차가 진행 중인데도요. 그런 주장이 다시 당내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효과를 내는 건 지금 대한민국 정치의 극단적 현실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고착화된 구조적 문제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정당 내부에서 전국 단위 선거를 치르기 위해선 경선을 거쳐야 하고, 그 과정에서 특정 성향의 유권자에게만 호소하는 정치가 강화됩니다. 오늘 이 자리를 통해 그 원인에 대해 더 깊은 논의를 할 수 있길 바랍니다.
▲ (조귀동 전략실장, 이하 조 실장) 장 변호사님이 말씀하신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정치 양극화와 정서적 양극화는 다르다고 봅니다. 정치 양극화는 유권자의 이념적 분포가 양쪽 끝으로 치우치는 현상을 뜻하고, 정서적 양극화는 진영 간 상호 혐오와 불신이 심해지는 것을 의미하죠.
흥미로운 건 조사 결과를 보면 실제 이념적 양극화는 크지 않다는 겁니다. 보통 5점 척도로 여론조사를 하면 '매우 보수'나 '매우 진보' 응답자가 각각 7% 정도입니다. 이 수치는 수년째 거의 변하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중도층은 약 40%로 매우 두텁죠. 따라서 문제의 핵심은 정치권이 정서적 갈등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움직이며, 정당 정치 구조가 점점 갈등 유발형으로 변했다는 데 있다고 봅니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조귀동 민컨설팅 전략실장이 뉴스핌TV 스튜디오에서 '국가 리스크된 정치 양극화, 어떻게 풀 것인가'를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사진=뉴스핌] 2025.12.172025.12.22 ace@newspim.com |
- (이기자) 결국 정당이 문제의 핵심이라는 말씀이군요. 교수님 어떻게 보십니까?
▲ (이혜림 교수, 이하 이 교수) 저도 비슷하게 봅니다. 다양한 기관, 예를 들어 동아시아연구소나 국회입법조사처, 통계청 등이 이념적 양극화를 분석했지만, 실제로 그런 근거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다만 양 극단 진영 간 '정서적 적대감'이 매우 높게 나타납니다. 예컨대 민주당 지지자는 국민의힘 지지자에 대해, 국민의힘 지지자는 민주당 지지자에 대해 감정적으로 강한 거부감을 보입니다.
EAI 조사에 따르면 중도층은 약 46% 수준이지만, 양쪽 극단의 사람들은 서로를 공존 불가능한 존재로 인식합니다. 이런 정서적 극단화의 한 원인으로 저는 '유튜브의 가시성 구조'를 꼽습니다.
한국은 유튜브를 통한 뉴스 소비율이 50%로, 세계 평균인 30%를 크게 웃돕니다. 유튜브는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 자극적 콘텐츠를 끊임없이 노출시키고, 강성 지지자일수록 그런 뉴스에 반복적으로 노출됩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소비하는 내용이 국민 여론의 전부라고 착각하게 되는 거죠.
- (이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한때 "여론의 중심축이 레거시 미디어에서 유튜브로 옮겨갔다"고 지적했죠.
▲ (장 변호사) 맞습니다. 제 주변을 봐도 어르신들은 출퇴근길에 이어폰으로 강성 보수 유튜브를 시청하시고, 제 또래 분들은 진보 성향의 채널을 많이 시청합니다. 실제로 그 체감이 큽니다. 이 중간층은 분명 두텁지만 정치권에서는 과도하게 양극단이 대표되고 있죠. 그리고 유튜브 생태계의 중요한 문제는 '수익 구조'입니다. 수익을 위해선 조회수를 높여야 하고, 조회수는 결국 강한 목소리와 자극적 메시지에서 나옵니다. 결국 정치적 극단화가 수익과 직접 연결되어, 쉽게 벗어날 수 없는 구조가 된 셈입니다.
-(이 기자) 최근 하버드대 레비츠키 교수가 쓴 '민주주의는 어떻게 무너지는가'에서는 상대를 정치적 파트너가 아닌 '적'으로 규정하고 사회적 규범을 무너뜨리는 민주주의 붕괴 메커니즘을 설명합니다. 그 책에 나온 모델이 어쩌면 미국이 아니라 지금의 대한민국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이 교수) 일리가 있다고 봅니다. 미국의 경우 뉴욕타임즈나 CNN 같은 전통 미디어가 여전히 국제 뉴스 시장에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웹페이지 구독과 양질의 저널리즘 전통이 살아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한국은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빠르고, 포털과 유튜브 같은 큐레이션 중심 환경에 의존하기 때문에 알고리즘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결과적으로 선정적 콘텐츠가 두드러지고, 언론의 품질이 나빠지는 구조적 문제가 나타납니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이혜림 고려대 미대어대학 교수가 뉴스핌TV 스튜디오에서 '국가 리스크된 정치 양극화, 어떻게 풀 것인가'를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사진=뉴스핌] 2025.12.17 2025.12.22 ace@newspim.com |
▲ (조 실장) 이 문제를 좀 더 글로벌한 시각에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의 현상은 '포퓰리즘 확산'의 일환으로 볼 수 있죠. 현대의 포퓰리즘은 과거 남미식 대중영합주의와 달리, '부패한 엘리트 대 순수한 민중'이라는 구도를 내세웁니다. 상대를 몰아내야 한다는 적대적 정치가 특징입니다.
이건 단지 한국의 문제가 아닙니다. 미국에는 트럼프, 영국에는 브렉시트, 프랑스에는 르펜(프랑스 극우 정치인) , 독일에는 AfD(독일을 위한 대안·극우 정당)가 있고, 일본에서도 참정당이 약진했습니다. 한국 역시 이런 세계적 흐름 속에서 예외가 아니라 오히려 선도적인 사례일지도 모릅니다.
결국 한국의 당 구조가 왜 이렇게 빨리 붕괴됐는가를 돌아봐야 합니다. 저는 유튜브가 정치를 만든 것이라기보다는, 정치의 파편화된 행태가 유튜브의 생태계를 강화시킨 결과라고 봅니다.
▲ (장 변호사) 맞습니다. 정치와 미디어는 이제 상호작용 관계입니다. 미국의 경우, 1960년대 공화당이 백인 남부 유권자 집결 전략을 펴면서부터 정치가 정서적 호소 중심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정치권이 권력을 위해 강성 지지층을 자극하는 전략을 계속 택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극단적 소수가 다수의 정치 방향을 지배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봅니다.
- (이 기자) 이번엔 팬덤 정치 이야기로 넘어가 보죠. 본래 지도부가 갈등을 완화하고 중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지금은 오히려 팬덤과 결합해 강성 정치를 주도하는 모습입니다. 이 현상을 어떻게 보십니까?
▲ (이 교수) 제일 큰 문제는 '서로를 비난하는 전략'이 정치를 지배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네거티브 전략이 계속되면 국민들은 정치 자체에 회의하게 됩니다. 결국 민주주의 전반의 신뢰가 무너집니다. 정치인들이 이 위험성을 정확히 인식해야 합니다. 서로를 죽이는 정치는 결국 제도 자체를 무너뜨린다는 것을요. 팬덤 정치에서 벗어나 공론과 숙의 중심의 정치로 나아가야 합니다.
▲ (장 변호사) 그렇지만 현실 정치인은 전략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당내 경선에서 이기지 못하면 본선에 나갈 수도 없죠. 그런데 경선 투표 인단은 주로 강성 당원입니다. 결국 강한 팬덤의 지지를 얻어야 공천을 받습니다. 하지만 본선에선 중도층 표가 중요하죠. 이 모순된 구조가 정치의 극단화를 고착시키는 원인 중 하나라고 봅니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장윤미 변호사가 뉴스핌TV 스튜디오에서 '국가 리스크된 정치 양극화, 어떻게 풀 것인가'를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사진=뉴스핌] 2025.12.172025.12.22 ace@newspim.com |
▲ (조 실장) 팬덤 정치의 기원을 보면 '노사모'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후 보수 진영의 '박사모'로 번졌고요. 정당 조직이 약화되면서 팬덤이 사실상 정당의 동원 기제가 됐습니다. 민주당의 경우 호남 기반 정당에서 수도권 중심으로 바뀌었지만, 지구당이나 대의원 체계가 약화되면서 팬덤에 의존하게 됐죠. 정당 내부에서 논의와 교육이 사라지니, 당 밖의 팬덤이 당내 의사결정을 좌우하는 구조가 된 겁니다.
▲ (이 교수) 그 말씀에 덧붙이자면, 팬덤 정치는 일종의 '엔터테인먼트 정치'이기도 합니다. 정치가 연예화되면서 카리스마적인 인물 중심으로 소비되고, 정치 지식은 낮아지며 오락적 성격이 강해집니다. 전 세계적으로 이런 '정치의 엔터테인먼트화'가 미디어 환경과 맞물려 나타나고 있는 것이죠.
-(이 기자) 오늘 세 분 말씀 잘 들었습니다. 좋은 정치, 국가 발전의 토양이 되는 정치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다시금 이 문제를 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세 분 귀한 말씀 감사합니다.
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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