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탑픽]
미국 증시에서 AI(인공지능) 버블 우려로 반도체주가 하락하자 반도체주가 오를 때 3배 수익을 얻는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에만 한 주간 10억달러가 넘는 순매수가 집중됐다.
개별 종목의 경우 최근 주가가 하락한 브로드컴과 엔비디아 정도만 매수 우위를 나타냈을 뿐 개별 종목보다는 주가지수와 암호화폐 관련주에 대한 레버리지 투자가 많았다.
지난주 사상최고가를 경신한 테슬라와 주가 급락 뒤 낙폭을 상당폭 만회한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메타 플랫폼스에 대해서는 차익 실현이 이뤄졌다.
서학개미 순매수·S&P500지수 추이/그래픽=김지영 |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1~17일(결제일 기준 지난 15~19일) 사이에 서학개미들은 미국 증시에서 11억1247만달러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동안 S&P500지수는 2.4% 하락했고 나스닥지수는 4.1% 급락했다. 이후 18~19일 이틀간 S&P500지수는 1.7%, 나스닥지수는 2.7% 반등했다. 증시가 조정을 받으며 주간 순매수 규모가 직전주 2억2828만달러에서 11억달러 이상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서학개미들의 순매수는 대부분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로 집중됐다. 지난 11~17일 사이에 SOXL은 10억4613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이 기간 동안 SOXL 가격이 27.5% 급락한 영향으로 보인다.
서학개미들은 SOXL 가격이 떨어지면 샀다가 오르면 파는 단타 매매를 반복하며 차익을 노리고 있다. 지난 18~19일 이틀간은 SOXL 가격이 15.9% 급반등했다.
서학개미들이 2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맞춤형 AI 칩 개발회사인 브로드컴으로 1억2492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브로드컴이 지난 11일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하고 다음날 주가가 11.4% 급락하자 저가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브로드컴 주가는 지난 11~17일 사이에 21.1% 추락했다가 18~19일 이틀간 4.4% 반등했다.
서학개미들은 브로드컴에 이어 엔비디아를 1억1907만달러 순매수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11~17일 사이에 7.0% 하락했다. 특히 지난 17일 종가 170.94달러는 지난 9월9일 이후 최저치다. 엔비디아 주가는 18~19일 이틀간 5.9% 반등하며 180달러대를 회복했다.
서학개미들은 엔비디아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그래닛셰어즈 2배 롱 엔비디아 데일리 ETF(NVDL)도 6258만달러 순매수했다.
서학개미들은 AI주 위주의 조정장에서 매수할 개별 종목을 선택하기가 어려운지 직전주와 마찬가지로 주요 주가지수의 수익률을 그대로 따르는 ETF들을 대거 순매수했다.
12월11~17일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종목/그래픽=김지영 |
S&P500지수를 따라 투자하는 뱅가드 S&P500 ETF(VOO)가 1억420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고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는 못 들었지만 같은 S&P500지수 추종 ETF인 SPDR S&P500 ETF 트러스트(SPY)가3070만달러 순매수됐다.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그대로 따르는 인베스코 나스닥100 ETF(QQQM)는 5353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도 8191만달러 순매수를 나타냈다.
서학개미들은 이더리움을 가장 많이 보유한 상장사인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스의 하루 수익률을 2배 따르는 티렉스 2배 롱 비트마인 데일리 타겟 ETF(BMNU)를 5641만달러 순매수했다.
비트마인 주가가 지난 11월20일 26.02달러에서 12월10일 40.40달러로 55.3% 올랐다가 17일 다시 29.32달러로 27.4% 떨어지자 반등을 기대한 투자자들이 레버리지 ETF에 몰린 것으로 추정된다. 비트마인 주가는 지난 19일 하루에 10.3% 급등하며 31.36달러로 올라섰다.
서학개미들은 비트코인 채굴업체로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에 진출한 아이렌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따르는 디파이언스 데일리 타겟 2배 롱 아이렌 ETF(IRE)도 3468만달러 순매수했다.
아이렌 주가가 지난 11~17일 사이에 23.1% 급락하자 레버리지 ETF에 상승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 아이렌 주가는 지난 18~19일 이틀간 18.2% 급등했고 IRE는 38.0% 뛰어올랐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17일 장 마감 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던 D램 제조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3338만달러 순매수했다. 마이크론은 호실적으로 지난 18~19일 주가가 17.9% 상승했다.
오라클도 3031만달러 매수 우위를 보였디. 오라클은 지난 10일 장 마감 후 실적 발표 때 자본지출 규모가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며 지난 11~17일 사이에 주가가 20.0% 급락했다. 이후 18~19일에는 7.6% 반등했다.
서학개미들이 직전주까지 5주간 공격적으로 투자했던 알파벳 클래스 A는 순매수 규모가 1331만달러로 줄어들었다.
12월11~17일 서학개미 순매도 상위 종목/그래픽=김지영 |
서학개미들은 지난 11~17일 사이에 차익 실현에도 적극 나섰다. 특히 최근 주가가 급등한 테슬라와 테슬라 레버리스 ETF를 대거 처분했다. 이에 따라 테슬라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배 ETF(TSLL)와 테슬라가 각각 3억6270만달러와 2억3082만달러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16일 489.88달러로 마감하며 종가 기준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19일엔 이보다 소폭 낮은 481.20달러로 마감했는데 지난 한달간 23.0% 급등한 것이다.
서학개미들은 팔란티어도 6991만달러 순매도했다. 팔란티어는 지난 11월21일 종가 154.85달러로 저점을 찍은 뒤 지난 5일 181.76달러로 마감하며 180달러대를 회복했다. 이후 180달러선에서 등락하다 19일엔 종가 193.38달러로 190달러선까지 만회했다. 팔란티어의 종가 기준 사상최고가는 지난 11월3일에 기록한 207.18달러이다.
지난 10월 말 실적 발표 후 주가가 급락했다 반등한 메타도 5975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메타 주가는 지난 11월19일 590.32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지난 5일 673.42달러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이후 주춤하며 지난 19일엔 658.77달러로 마감했다. 메타의 종가 기준 사상최고가는 지난 8월12일에 기록한 790.00달러이고 지난 10월 말 급락 직전 주가 수준은 750달러선이었다.
반도체주 하락으로 가격이 상승한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SOXS)는 차익 매물로 5130만달러 순매도됐다. SOXS는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따른다. SOXS는 지난 11~17일 사이에 33.3% 급등했다.
광통신 부품회사로 알파벳 중심의 AI 생태계 내 핵심 기업으로 꼽히는 루멘텀 홀딩스는 4561만달러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루멘텀 주가는 사상최고가 행진을 이어오며 지난 11일 종가 기준 372.09달러까지 올랐다가 16일 316.15달러로 15.0% 급락했다. 하지만 이후 급반등하며 19일 종가는 371.43달러까지 회복했다.
애플은 12월 들어 주가가 2%가량 약세를 보인 가운데 3678만달러 순매도됐다. 연료전지 회사인 블룸 에너지는 최근 주가가 급락한 가운데 3407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블룸 에너지 주가는 지난 11~17일 사이에 24.0% 하락했다. 주가가 미끄러지자 더 떨어지기 전에 처분하려는 매물이 출회된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AMD와 마이크로소프트가 1445만달러와 1258만달러 순매도를 보였다. AMD 주가는 지난 11~17일 사이에 10.5% 하락했고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0.5% 약세를 나타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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