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조감도. (HD 현대중공업 제공) 뉴스1 |
1년 이상 지연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자 선정 방식이 ‘지명경쟁 입찰’로 결정됐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앞으로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위해 경쟁하게 됐다.
22일 방위사업청(방사청)은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제172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이 같은 내용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KDDX는 6000t(톤)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하는 사업으로 사업비만 총 7조8000억 원에 달한다. 선체부터 전투 체계, 레이더 등 함정에 들어가는 모든 기술이 국내 기술로 이뤄지는 고난도 사업이다. 2020년 기본설계 입찰 때 해군 전력 현대화와 ‘K-방산’ 수출 확대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 기대를 모았다.
함정 건조 사업은 통상 △개념설계 △기본설계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이 맡았고,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담당했다.
2023년 12월 기본설계 완료 후 방사청과 국방부는 상세설계 사업자 선정을 위해 여러 논의를 진행했다. 방사청은 관례대로 기본설계를 진행한 HD현대중공업과 수의계약을 맺어 사업을 추진하려 했다.
그러나 한화오션은 KDDX 군사기밀 유출 사건과 관련해 임원 개입 여부를 수사해 달라며 HD현대중공업을 상대로 경찰에 고발했다. KDDX 기본설계에 참여한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군사기밀을 취득해 회사 내부망에 공유한 혐의로 2022년 11월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후 HD현대중공업도 한화오션 일부 직원들을 허위 사실 적시 등으로 고소했다가, 두 기업 모두 취하했다.
이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5일 “군사기밀을 빼돌려 처벌받은 곳에 수의계약을 주느니 마느니 하는 이상한 소리를 하고 있던데 그런 것 잘 체크하라”고 충남 천안 타운홀 미팅 자리에서 언급했다. 특정 업체를 거론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HD현대중공업을 겨냥한 메시지로 풀이되면서 수의계약은 배제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방사청은 해군 전력화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늦어도 2026년 말까지는 사업자를 선정해 계약을 완료할 방침이다.
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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