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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천재의 몰락…앞서간 동기 쏘고 자신도 숨져

동아일보 김성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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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대 총격 이틀뒤 교수도 살해

포르투갈 출신 용의자 숨진채 발견

“대학 수석… 대학원 진학후 운명 갈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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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3일 미국 아이비리그(동부의 8개 명문 사립대) 소속 브라운대에서 총기를 난사해 학생 2명을 숨지게 하고 이틀 뒤 인근 매사추세츠공대(MIT)의 누누 로레이루 교수(47)까지 살해한 포르투갈 출신 용의자 네베스 발렌트(48)가 한때 촉망받는 물리학도였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20일 전했다. 특히 발렌트와 로레이루 교수가 대학 동기생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한다.

발렌트는 19일 미국 뉴햄프셔주의 한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국은 그가 총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발렌트는 도주 과정에서 렌터카 번호판을 바꾸는 등 치밀한 면모를 보였다. 다만 그의 사망으로 정확한 범행 동기를 파악하는 일은 미궁에 빠졌다.

NYT에 따르면 발렌트는 1995∼2000년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의 명문 이공계 대학 리스본공대(IST)에서 물리학을 전공했다. 부유한 가정의 외아들이며 학부 시절 포르투갈 대표로 호주에서 열린 국제물리올림피아드에 참가할 만큼 우수했다. IST 측은 발렌트와 로레이루 교수가 “5년간 같은 반에서 공부했다”고 밝혔다.

대학 졸업 때만 해도 발렌트는 수석을 차지하며 로레이루 교수를 앞섰다. 대학원 진학 뒤 둘의 운명은 엇갈렸다. 영국 임피리얼 칼리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로레이루 교수는 2016년 MIT 교수가 됐다. 올 초에는 미국 정부가 수여하는 ‘대통령 초기 경력 과학자·공학자상’ 수상자로도 뽑혔다.

반면 발렌트는 2000년 브라운대 대학원에 진학한 뒤 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의 대학원 동창생 스콧 왓슨 시러큐스대 물리학 교수는 “발렌트는 종종 화가 나 있었고 수업이 너무 쉽다고 불평했다”고 NYT에 전했다. 발렌트가 브라질 출신 동급생을 ‘노예’라고 부르는 등 공격적인 성향도 보였다고 했다. 다른 동창생 펠리페 모우라 씨는 “발렌트는 자신이 타인보다 뛰어나다는 점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강한 욕구가 있었다”고 했다.

발렌트는 2001년 학교를 떠났고 사실상 은둔에 들어갔다. 이 시기부터 부모와도 연락을 끊었다. 잠시 포르투갈에서 정보기술(IT) 회사에 다녔지만 무슨 일을 했는지, 2017년 미국으로 돌아온 후 어디서 일했는지는 불분명한 상태다. 발렌트와 로레이루 교수가 계속 연락을 주고받았는지도 알 수 없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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