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업무방해 혐의 피의자로 출석했다.
이 대표는 21일 특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웨스트 빌딩에 출석했다. 특검이 지난 7월2일 수사를 정식 개시한 이후 이 대표를 소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표는 조사를 받기 전 기자들에게 “명태균 사건에서 (제가) 얘기했던 것들이 진실이었다”면서 “이번에도 제가 옳다는 걸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2022년 치러진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공모해 공천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그는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다. 이 대표는 지난해 언론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이 선거를 앞두고 “지금 있는 사람들이 경쟁력 없으니까 (다른 사람) 주는 것이 좋지 않으냐” 말한 적이 있다면서 구청장 공천과 시장 공천에 개입했다고 폭로했다.
특검은 이 대표가 윤 전 대통령의 부탁대로 특정 인사를 공천하는 데 관여했을 수 있다고 의심한다. 특검은 지난 4일 이 대표에게 보낸 출석 요구서에서 “윤석열, 김건희 등과 공모해 국민의힘 당대표 지위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했고 당의 공천 업무를 방해했다”고 혐의를 설명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이 대표와 통화하면서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 김진태 강원지사, 장영하 변호사, 이인선 국민의힘 의원 등의 공천을 언급한 녹취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녹취에 윤 대통령이 “누구를 전략공천해라 그런 입장은 아니다”라고 말한 부분도 있어 특검도 이를 부정 청탁으로 볼지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이날 94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해 공천 개입 여부를 물었으나 이 대표 측은 혐의를 대체로 부인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조사에 앞서 취재진에게 “2022년에 윤 전 대통령이 저를 어떻게 대했는지 대부분의 국민들이 다 알고 있다”며 “그 상황에서 저랑 윤 전 대통령을 공범으로 엮으려고 하는 건 굉장히 무리한 시도”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어 “당대표가 공천 개입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언어 모순”이라며 “(부당한 공천 개입이) 전혀 없고 다른 사람에 대해서 특검이 알고 싶은 게 있으면 얘기해주겠다”고 덧붙였다.
특검은 이 대표에게 지난해 총선에서 김건희 여사가 경남 창원 의창 지역구에 김상민 전 부장검사를 출마시키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이 사건에서 이 대표는 참고인 신분이다.
앞서 이 대표는 출석 여부를 놓고 특검과 갈등을 빚었다. 특검은 지난 7월28일 이 대표의 국회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했으나 5개월 가까이 소환하지 못했다. 특검은 지난 11일 “12월 초부터 다각도로 출석 일정을 협의하며 주말조사 일정까지 제시하였는데도 이 대표가 12월 중에는 출석이 어렵다는 사유로 사실상 출석을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수사 일정을 조율하고 있었다”면서 “수사 거부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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