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나바로. 사진제공=KBL |
KCC 에르난데스. 사진제공=KBL |
[부산=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부산 KCC는 강력한 상승세. 하지만, 아킬레스건이 존재한다. 송교창 최준용 장재석 등 팀내 빅맨, 윙맨이 없다.
수원 KT는 전반적으로 저조하지만, 윙맨 자원은 여전히 리그 최고 수준이다. 단, KCC 허 훈과 허 웅이 있다. 백코트진의 득점력은 강력하다. KT는 신인 강성욱 외에는 확실한 볼 핸들러가 없다.
극과 극 팀 컬러. KCC가 결국 승리를 거뒀다.
KCC는 21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LG전자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윌리엄 나바로(17득점, 9리바운드, 8어시스트) 등 5명의 두자릿수 득점 활약으로 데릭 윌리엄스(41득점, 10리바운드)가 고군분투한 KT를 94대87로 눌렀다.
6연승을 달린 KCC는 13승8패, 안양 정관장과 함께 2위로 올라섰다. KT는 11승13패, 불안한 6위 자리를 지켰다.
데릭 윌리엄스. 사진제공=KBL |
▶전반전
극과 극 팀 컬러는 초반부터 나타났다. KT는 골밑에서 공격 리바운드와 미스매치를 활용한 2점 위주의 공격. KCC는 허 훈과 숀 롱의 2대2, 그리고 외곽의 3점포에 집중했다.
팽팽한 접전.
KT는 허 훈과 허 웅 그리고 숀 롱의 2대2 공격을 막기 위해 스위치 디펜스. 이후 숀 롱의 미스매치는 스크램 스위치(미스매치를 최소화하기 위한 스위치 수비. 터치 스위치라고도 한다)를 하면서 대응했다.
하지만, KCC는 허 훈의 노련한 게임 운영으로 결국 찬스를 만들어냈다. KT의 공격은 단순했지만, 위력적이었다. 데릭 윌리엄스에게 볼을 투입. KCC 선수 구조로서는 막을 수 있는 카드가 없었다.
최근 절정의 윌리엄스가 득점을 하거나, 효율적 패스로 내외곽 찬스를 만들어냈다. 결국 가위 바위 보 싸움이었는데, KT 윌리엄스의 컨디션이 워낙 좋았다. 무려 12점을 몰아넣으면서 KCC 수비를 혼란에 빠뜨렸다. 1쿼터 2분56초를 남기고 하윤기의 패스를 윌리엄스가 앨리웁 덩크로 마무리했다. 22-17, KT의 5점 차 리드. 결국 KCC의 작전 타임.
그런데, 숀 롱이 완벽한 덩크 찬스를 놓쳤다. 이후 KT의 속공 찬스. KT는 강성욱이 속공을 진두지휘. 하윤기에게 절묘한 패스를 건넸다.
기선을 제압한 KT. 세컨드 유닛의 시간이 됐다. KT는 여전히 높았다. 한희원이 팁 인으로 KT는 10점 차까지 리드를 벌렸다. 결국 1쿼터 종료. KCC의 아킬레스건이 KT의 높이에 적나라하게 드러난 1쿼터였다.
게다가 득점에 아킬레스건이 있는 KT는 윌리엄스가 하드캐리하면서 KCC를 완벽하게 압도했다.
2쿼터, 흐름이 바뀌었다. KCC 아시아쿼터 나바로의 득점이 폭발했다. 펌프 페이크로 골밑슛을 성공시킨 나바로는 미드 점퍼를 성공시킨 뒤, 코너에서 3점포까지 터뜨렸다. 순식간에 27-24, 3점 차로 맹추격했다. KT의 작전타임. KT는 다시 강성욱과 윌리엄스를 투입했다. 공격을 정돈하기 위해서였다.
강성욱이 허 훈의 수비를 뚫었다. 속공 U파울을 얻어낸데 이어, 스크린을 유려하게 이용한 뒤 허 훈의 수비를 뚫고 골밑 슛을 성공, 파울 자유투 보너스 득점까지 만들어냈다.
그러자, 허 훈도 골밑을 돌파한 뒤 나바로에게 어시스트 패스를 연결.
2쿼터 3분36초를 남기고 하윤기의 파울. 그리고 문정현으로 교체됐다. 이 파울은 KT에게 너무 좋지 않았다.
준비했던 수비 시스템에 균열이 만들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KT는 KCC 2대2 수비를 견제하기 위해 스위치를 활용.
즉, 허 웅과 허 훈이 스크린으로 2대2를 하면, KT는 윌리엄스가 맡는다. 이때 숀 롱은 골밑으로 이동하는데, KT는 순간적으로 가드진과 하윤기가 스크램 스위치, 숀 롱을 견제한다. 그런데 하윤기가 빠지게 되면 숀 롱에 대한 미스매치 대응이 쉽지 않아진다. 결국, KCC는 최진광이 3점포를 터뜨리면서 38-37, 1점 차 역전. KT의 작전타임.
최진광의 3점슛 컨디션도 좋았지만, KT의 수비 라인이 흔들렸기 때문에 생긴 순간적 빈 틈이었다.
KT는 작전 타임 이후 실책. KCC는 얼리 오펜스로 생긴 최진광의 백투백 3점포가 터졌다. 이후 허 웅의 미드 점퍼, 숀 롱의 속공 덩크까지 터졌다. 결국 48-39, 9점 차 KCC의 리드로 전반 종료.
KCC. 사진제공=KBL |
▶후반전
KT는 3쿼터 매치업을 바꿨다. 하윤기가 숀 롱을 직접 맡았다. 전반에는 윌리엄스나 힉스가 숀 롱을 맡은 뒤 스위치 디펜스 시스템을 가져갔는데, 후반에는 하윤기가 직접 맡았다.
골밑에서 스크램 스위치 이후 파울이 많아질 수 있는데, 하윤기가 파울 트러블(3반칙)이 걸린 상황이기 때문에, 이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변화였다.
그러자, 숀 롱은 그대로 하윤기를 상대로 드라이브 인, 덩크슛을 꽂아 넣었다. 흐름에 맞는 플레이였다.
강성욱과 허 훈의 대결은 재미있었다. 강성욱은 기본적으로 특유의 리듬감이 있는 드리블. 스크린 잘 활용한다. 2대2 이후 절묘한 패스를 하윤기에게 연결. 하지만, 허 훈을 그대로 스틸에 성공.
이때, 윌리엄스가 또 다시 번뜩였다. 연속 3점포를 꽂아넣으면서 KT 공격을 이끌었다. 이후, 터치다운 패스까지 성공시키면서, 속공을 만들어냈다. 55-52, 3점 차 KT의 맹추격.
윌리엄스가 맹활약을 펼치면서, KCC는 숀 롱 딜레마에 일시적으로 빠졌다. 수비 매치업이 숀 롱이었는데, 외곽에서 윌리엄스의 슛을 전혀 제어하지 못했다. 공격에서도 숀 롱은 쉬운 골밑 이지슛을 놓치는 등 공수에서 순간적으로 많이 흔들렸다. 이때, 숀 롱이 톱에서 3점포를 작렬시켰다. 분위기 반전의 슛이었다.
윌리엄스의 기세는 계속 타올랐다. 강력한 수비를 펼치던 윌리엄스, 허 훈의 일리걸 스크린. 3반칙. 공격권을 얻은 KT는 또 다시 윌리엄스가 3점포를 터뜨리면서 역전. 숀 롱의 공격자 파울.
그러자, 윌리엄스가 스크린을 활용한 뒤 또 다시 3점포를 터뜨렸다. 62-58, KT의 4점 차 리드.
이때, 강력한 변수가 발생했다. 숀 롱의 돌파를 막던 하윤기가 파울을 범했다. 4반칙이었다. 하윤기가 빠지면 KT의 수비 시스템이 급격히 흔들릴 수 있었다. 결국 문정현으로 또 다시 교체.
그러나, 윌리엄스는 식지 않았다. 이번에는 골밑 돌파. 숀 롱이 블록을 했지만, 서커스 샷을 터뜨렸다. 이후, 윌리엄스는 드라이브 인 이후 날카로운 킥 아웃으로 코너 한희원의 3점포를 연결했다.
3쿼터 막판 세컨드 유닛의 대결. KCC는 윤기찬의 3점포로 결국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카굴랑안의 미드 점퍼로 또 다시 리드. 결국 3쿼터 72-70, 2점 차 KT의 리드로 종료.
4쿼터, 나바로의 패스가 빛났다. 에르난데스와 나바로의 연계 플레이, KT 수비진은 혼란에 빠졌다.
9-0 KCC의 런.
그러자, 이번에도 윌리엄스가 나섰다. 허 훈의 패스를 스틸, 속공 득점으로 4쿼터 첫 득점을 올렸다. 강한 압박 수비로 허 웅의 실책을 유도.
이때, 변수가 발생했다. 윌리엄스의 돌파가 잇따라 실패. 이때 윌리엄스는 판정에 항의했다. 그러자 테크니컬 파울을 KT에 부과했다. 이때부터 KCC의 페이스로 완전히 흘렀다.
이날 경기에서 전반부터 윌리엄스의 돌파에 대한 파울 콜이 너무 인색했다. 공격자 실린더를 침범하는 장면이 수차례 나왔지만, 콜은 불려지지 않았다. 결국 윌리엄스는 또 다시 강하게 항의했고 테크니컬 파울이 나왔다. 그동안 국내 선수의 돌파 시 비디오 판독을 통해 약간의 접촉 혹은 공격자 실린더를 침범하면 수비자 파울을 불던 사례가 수 차례 있었다. 단, 윌리엄스 돌파 시 파울 콜은 너무나 인색했다. 판정 기준 자체가 흔들리는 장면들이었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KCC는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수비 압박 강도를 계속 유지하면서 KT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89-83, KCC의 6점 차 리드.
KCC는 노련하게 승부처를 지배했다. 결국 에르난데스의 축포같은 덩크슛이 터지면서 승패를 마무리했다.
KCC는 허 훈과 허 웅이 번갈아 메인 볼 핸들러 역할을 한다. 허 훈은 숀 롱과의 2대2, 나바로와의 연계 플레이를 통해 팀의 조직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허 웅 역시 이날은 부진했지만, 강력한 득점력으로 공격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나바로가 올 라운드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코어가 강력한데, 나바로가 득점과 리바운드, 어시스트까지 섞으면서 팀의 케미스트리를 극대화하고 있다. 게다가 아킬레스건으로 꼽혔던 트랜지션 수비, 수비의 끈끈함을 김동현과 윤기찬을 돌아가면서 잘 메워주고 있다. 송교창 최준용 장재석이 없지만, KCC가 파죽의 6연승을 달리고 있는 이유다.
KT는 윌리엄스의 득점력이 폭발했지만, 여전히 공격에서 약점들이 있다. 강성욱이 메인 볼 핸들러로서 고군분투하지만, 팀의 연패를 끊지 못하고 있다. 수비는 견고하지만, 공격에서 문제가 생기면서 좋은 흐름을 지속적으로 가져가지 못한다. 승부처에서 상대의 월 디펜스(새깅 디펜스를 바탕으로 한 골밑의 돌파 동선을 막는 수비방법)에 고전하고 있다. 수비를 중심으로 한 KT 농구의 딜레마가 쌓이고 있다. 해법은 단 하나다. 결국, 무조건 승리로 입증하는 수밖에 없다. 부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