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반구대병원 내부 병실 사진. 이불에는 피가 묻어있다. 제보자 제공 |
울산의 정신병원인 반구대병원에서 환자가 다른 환자에 폭행당해 숨진 사건이 잇따라 드러난 가운데, 병원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울산시가 과거 병원의 인권침해 여부 등을 특별 점검하고도 ‘적합’ 판정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형식적인 점검이 병원의 인권침해 상황을 키운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한겨레가 입수한 2023년 9월 울산시의 ‘반구대병원 진정사건 특별점검 결과보고’를 21일 보면, 울산시는 △입·퇴원 △입원환자 인권 △인력·시설 장비 △기록관리 △기타 사항 등 36개 항목을 점검한 뒤, 모든 항목에 적합 판정을 내렸다. 특히 폭행·가혹행위 항목도 “신고 건수가 없다”는 이유로 적합 판정이 내려졌다. ‘환자 면담’ 등 적극적인 조사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울산 반구대병원 병실 내 침대. 프레임이 녹슬어 있다. 제보자 제공 |
반구대병원에서는 2022년 1월18일 김도진씨(가명, 32)가 5병동에서 다른 환자 2명에 의해 폭행당해 사망했다. 당시 특별점검은 김도진씨 사망과 관련한 유족들의 진정에 따라 국가인권위원회가 조사를 벌인 뒤, ‘관내 정신병원 대상 정기적 관리·감독 강화’를 울산시에 권고하면서 이뤄졌다. 특별점검 이후인 지난해 7월17일에도 반구대병원 환자 강아무개씨(49)가 3병동 휴게실에서 다른 환자에 의해 폭행당해 의식을 잃은 뒤 4개월 만에 숨졌다.
울산시는 병원 운영 전반에 대해 ‘적합’ 판정을 내렸지만, 한겨레가 입수한 최근 병원 사진을 보면 병실 이불에 피가 묻어있거나, 침대 프레임이 녹슬거나, 환자들이 복도에 누워있는 모습 등이 담겨있다. 인권위가 김도진씨 사망 당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했던 응급조치 장비도, 울산시 점검에서는 제대로 비치된 것으로 나와 있다. 지난해 방문조사를 통해 입원실 잠금장치, 변이 묻은 침대 등 반인권적이고 비위생적 환경을 확인했던 인권위는 병원 실태를 더 자세히 조사하기 위해 올해 1월 직권조사단을 꾸려 현장을 방문했으나, 병원 쪽 거부로 내부에 진입하지는 못했다.
반구대병원을 대상으로 한 그동안 행정처분도 경미한 수준이었다. 울산시가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실에 제출한 ‘반구대병원 2021~2025년 행정처분 결과’를 보면, 울산시는 지난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단 두 차례 ‘병실 매트리스’와 ‘의약품 진열’ 등 2건에 대해서만 시정명령을 내렸다. 2022년 10월 온돌 병상에 매트리스를 설치하지 않았다는 점과 2023년 5월 유효기간과 사용기한이 지난 의약품(로도핀정)을 진열한 점이 시정명령 대상이 됐다.
울산 반구대병원 내 화장실. 물도 내릴 수 없게 돼 있다. 제보자 제공. |
정신건강복지법은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정신의료기관 시설·장비의 기준과 의료인 등 종사자의 수·자격 미달 또는 입·퇴원 절차와 관련해 시정명령, 업무정지, 개설허가 취소 또는 폐쇄 등의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규정한다. 김예지 의원은 한겨레에 “해당 병원에서는 지적 장애인 환자가 다른 환자에게 폭행당해 사망한 사건이 두 차례나 발생했는데도 인권침해가 아닌 매트리스가 놓이지 않은 것에 대해서만 행정처분을 한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행 정신건강복지법에는 정신의료기관에서 인권침해가 발생했을 경우 지자체가 행정처분을 할 수 있는 명확한 근거가 없다”며 “법에 인권침해 발생 시 행정처분이 가능하도록 하는 근거와 실효적인 권익옹호체계를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울산 반구대병원 입원실 복도에 환자들이 엎드려 있다. 제보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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