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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규제에 전세 줄고 월세 늘고”…주거비 부담에 세입자 허리 휜다

중앙일보 백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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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에 붙은 매물 게시판. 연합뉴스

21일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에 붙은 매물 게시판. 연합뉴스


서울 강동구 ‘고덕 아이파크’는 1000세대 대단지지만 21일 나와 있는 전세 매물은 4건에 불과하다. 인근 중학교에 내년 입학하는 아이가 있는 남모씨는 “한 달 전부터 전세를 알아보고 있는데 씨가 말랐다”며 “그나마 나온 매물은 월세 조건이 비싸 이사를 접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의 전세 호가는 9억5000만원, 반전세는 보증금 6억원에 월세 160만원(전세 환산으로는 10억원)에 이른다. 한 달 전 거래 가격보다 전세는 7000만원, 반전세는 1억원가량 올랐다.



올 초 대비 서울 아파트 전세 -24%↓…강북지역 감소세 커



10·15 부동산 대책이 시행된 지 두 달가량 지나며 전·월세 시장 불안이 심화하고 있다.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이 토지거래허가 구역으로 묶이면서 전세 매물이 눈에 띄게 줄었다. 대출 규제 강화로 ‘월세화’(반전세)가 가속화하면서다.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도 함께 커졌다.

겨울방학을 앞두고 이사철이 한창일 때지만 주요 학군 지역은 이처럼 전세가 자취를 감춘 상황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이날 기준 2만4194건으로, 올해 초(3만1814건)보다 24% 줄었다. 강북 지역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성북구는 올 초 전세 매물이 900여 건이었지만 지금은 200건대로 급감(-79%)했다. 강동(-70%)·광진(-65%)·동대문구(-57%) 등도 감소세가 크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지난달 158.45로, 2021년 10월(162.25)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높다. 전세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의미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위원은 “10·15 대책으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가 안 되다 보니 그대로 전세에 눌러앉고 있다”며 “그만큼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줄고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셋값 상승은 월세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출 규제 강화로 올해 수도권 전세대출 보증비율이 기존 100%에서 80%로 축소된 영향이 크다. 예컨대 작년 전세대출이 10억원 나오던 게 8억원으로 줄면서 2억원을 집주인이 연간 월세로 환산해 받는 반전세(보증금+월세)가 늘었기 때문이다. 세입자도 대출금이 줄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반전세를 택하고 있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 인근 공인중개사는 “전반적으로 전세가 반전세로 바뀌고 있다”며 “여기에 토허제로 매물까지 줄어 임대인 우위 시장이 됐다. 월세가 조금씩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이 단지 전용 59㎡ 임대 매물은 전세(8억원) 거래 대신 보증금 5억원에 매달 130만원 또는 3억원에 220만원씩 받는 반전세 거래가 늘고 있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내년 입주 물량 또 줄어…전월세난 지속될 듯



서울 아파트에서 전세가 반전세 등 월세로 바뀐 갱신 계약은 올해 들어 11월까지 387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386건)보다 62% 늘었다(직방 집계). 또 올해 서울 아파트 월세는 3.29% 올랐다.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15년 이래 처음으로 연간 상승률 3%를 넘었다(한국부동산원).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는 평균 147만6000원(보증금 1억9479만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전국 4인 가구 중위소득(약 610만원)을 고려하면 소득의 20%를 매달 월세로 지출하는 셈이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하지만 이 같은 전·월세난은 내년에도 지속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신규 입주 물량이 늘어야 숨통이 트이는데 내년부터 공급 부족이 현실화하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21만387가구로, 올해(27만8088가구)보다 24.3% 줄어든다. 서울의 감소 폭이 특히 크다. 올해 4만2611가구가 입주했는데 내년 입주 물량은 2만9161가구에 그친다(-31.6%). 경기권도 올해 7만4156가구에서 내년 6만7578가구로 줄어든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남 연구위원은 “통상 빌라·다가구 등 비아파트가 아파트 전월세 수요를 받아주는데 전세 사기 여파로 비아파트 시장도 착공이 부진하다”며 “하지만 아파트에 비해 단기간에 지을 수 있어 공급 효과가 큰 만큼 정부가 비아파트 건설임대 관련 규제를 완화하거나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정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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