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 5등급제에 자사고 외면…지원자 10% 넘게 줄었다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등학교 캠퍼스의 모습. [용인외대부고 제공]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내년도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입학 지원자가 올해보다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내신 5등급제 전면 시행으로 내신 관리 부담이 커지자, 우수 학생들이 몰리는 자사고 대신 상대적으로 성적을 받기 수월한 학교를 선택한 결과로 풀이된다.

21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내년도 전국 32개 자사고 지원자는 전년 대비 10.1% 감소한 1만2786명으로 집계됐다. 경쟁률도 지난해 1.36대 1에서 1.22대 1로 낮아졌다.

전국 어디서나 지원할 수 있는 전국 단위 자사고 10곳과 해당 시도 거주자만 지원할 수 있는 지역 자사고 22곳 모두 지원자 수와 경쟁률이 일제히 하락했다. 전국 자사고 지원자는 4214명, 경쟁률은 1.63대 1을 기록했다.

전국 자사고 가운데 경쟁률이 가장 높은 곳은 2.62대 1을 기록한 하나고였다. 이어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등학교(2.31대 1) ▷현대청운고등학교(1.79대 1) ▷민족사관고등학교(1.73대 1) ▷상산고등학교(1.65대 1) 순이었다.

다만 이른바 ‘톱5’ 가운데 지원자가 증가한 학교는 하나고와 민사고 뿐이었다. 상산고 지원자는 25.2% 줄었고, 현대청운고는 23.3%, 외대부고는 14.1% 각각 감소했다.

지역 자사고 역시 지원자가 전년 대비 10% 줄어든 8572명으로 집계됐고, 경쟁률은 1.21대 1에서 1.09대 1로 하락했다. 서울 이화여고가 1.45대 1로 경쟁률 1위를 기록했지만, 지원자는 전년보다 16.8% 감소했다.

반면 외국어고와 국제고는 지원자가 늘었다. 전국 28개 외국어고 지원자는 8105명으로 전년 대비 5.6% 증가했고, 경쟁률도 1.39대 1에서 1.47대 1로 상승했다. 전국 8개 국제고 역시 지원자가 0.2% 늘어난 2188명을 기록하며 경쟁률이 소폭 상승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자사고는 내신 5등급제로 인한 내신 취득 부담이 커지면서 지원자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외고와 국제고는 문·이과 완전 통합으로 2028학년도부터 의대 등 이공계 진학의 문이 넓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인문계 특성이 강한 외고·국제고가 자사고보다 유리하다고 판단한 학생들의 선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