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의 원개발사 오스코텍(039200)이 두 번째 글로벌 빅딜을 성사시키며 오픈 이노베이션 모델의 확장 가능성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물질 ‘ADEL-Y01’을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에 최대 10억 4000만달러(약 1조5300억 원) 규모로 기술이전한 것이다. 단일 파이프라인 의존도를 벗어나겠다는 전략이 현실로 구현됐다는 평가다.
윤태영 오스코텍 대표는 1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열린 기술이전 설명회에서 "이번 사노피 기술이전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2030년까지 최대 3~4개 후보물질에 대한 추가 기술이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번 계약은 구조부터 이례적이다. ADEL-Y01은 오스코텍과 국내 비상장 바이오기업 아델이 공동 개발했지만, 계약 주체는 아델 단독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통상 3자 계약을 꺼리는 관행 속에서 사노피가 양자 계약을 요구했고, 초기 개발 주체가 아델이라는 점을 감안해 이러한 구조가 만들어졌다. 오스코텍은 2020년 체결한 공동개발 계약에 따라 전체 수익의 47%를 배분받는다.
수익 배분 비율이 53대 47로 정해진 것은 지적재산권(IP) 범위 조정 때문이다. 윤 대표는 "당초 50대 50을 논의했으나 사노피가 요구한 IP 범위가 기존 공동개발 범위를 넘어선 영역까지 포괄함에 따라 협상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아델 53 대 오스코텍 47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만큼 시장의 주목을 받은 대목은 선급금 비중이다. 반환 의무 없는 선급금은 8000만달러(약 1180억 원)로 전체 계약금의 7.7%에 달한다. 올해 체결된 기술이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오스코텍은 이 가운데 3760만달러(약 553억 원)를 우선 수령한 뒤, 임상·허가·상업화 단계별 마일스톤을 추가로 확보한다.
ADEL-Y01의 경쟁력은 ‘타깃의 차별성’에 있다. 현재 상용화됐거나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 항체 치료제 대부분이 아밀로이드를 겨냥하는 것과 달리 ADEL-Y01은 타우 단백질을 표적으로 한다. 특히 정상 타우에는 작용하지 않고 독성 응집을 유발하는 ‘아세틸화된 타우(acK280)’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한다는 점이 강점이다. 윤 대표는 “세포 실험 단계에서 경쟁 물질 대비 훨씬 강한 타우 응집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며 “사노피도 베스트 인 클래스라는 점을 인정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딜은 전략적 선택의 결과이기도 하다. 2020년 당시 아밀로이드 베타 항체들이 임상에서 연이어 실패하며 ‘아밀로이드 가설’에 대한 회의가 커지던 시점이었다. 윤 대표는 "만약 아밀로이드 가설이 흔들린다면 다음 축은 결국 '타우'로 올 수밖에 없다고 봤고, 그 흐름에서 사업적 가능성을 포착했다"고 말했다.
저분자 화합물 중심이던 회사가 항체 신약 개발에 첫 도전한 것도 이때다. 렉라자 투자와 자체 파이프라인 부담이 겹친 상황에서, 임상 2상 이전 기술이전을 목표로 한 공동개발 전략을 택했다. 윤 대표는 "아델과 오스코텍 모두 임상 2상까지 자체적으로 끌고 갈 여력이 없다는 데 공감대가 있었다"며 "임상 2상 진입 전 기술이전 목표가 현실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역할 분담도 명확했다. 오스코텍은 전임상 독성과 임상시험계획(IND) 허가 등 임상 개발을 주도했고, 아델은 제조·품질관리(CMC)와 사업개발을 맡았다. 신약개발 경험이 많지 않던 아델의 물질 경쟁력과 오스코텍이 축적해온 라이선싱·개발 노하우가 결합되며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윤 대표는 이를 “선구안, 과감한 도전, 축적된 역량이 맞물린 결과”라고 표현했다.
오스코텍은 이번 계약을 계기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더욱 분명히 했다. 자가면역질환과 일부 고형암 파이프라인은 과감히 정리하고, ‘항암제 내성’과 ‘섬유화’ 두 축에 역량을 집중한다. 윤 대표는 "항암제 내성 차단 물질 OCT-598은 이미 임상 1상에서 첫 환자 투약을 시작했다"며 “향후 2~3년 내 신장 섬유화 타깃 OCT-648 등 후속 과제를 포함해 2종 이상의 신규 타깃 프로그램 후보물질을 도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2030년 비전을 빙하에 비유했다. 그는 "빙하는 수면 위로 보이는 부분은 작지만, 훨씬 큰 부분이 수면 아래 잠겨 있다"며 "수면 아래가 커야 더 많은 부분이 수면 위로 올라오는 만큼 기반 기술을 탄탄히 하면 임상 진입, 라이센싱 등의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렉라자 이후 두 번째 빅딜은 그 수면 아래에서 쌓아온 전략과 선택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이정민 기자 mind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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