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원오 성동구청장과 면담을 마친 후 악수하고 있다. [뉴스1] |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이 최근 급부상하면서 오래 전부터 선거를 준비하던 후보군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정 구청장의 진영 내 인지도는 지난달 12일 중앙지방협력회의 오찬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헤드테이블에 앉은 장면이 포착되고, 지난 8일 이 대통령이 X(옛 트위터)에 정 구청장을 직접 띄우며 급상승했다. 이 대통령은 ‘성동구민들의 정 구청장의 구정 만족도가 92.9%’라는 언론 보도내용을 공유하며 “일을 잘하기는 잘하나 보다. 저의 성남 시정 만족도가 꽤 높았는데 명함도 못 내밀 듯”이라고 썼다.
‘명심(明心)’ 마케팅으로 탄력을 받은 정 구청장은 점차 세력도 갖춰나가고 있다. 한 수도권 3선 의원은 “8·3 전당대회에서 박찬대 의원을 밀었던 친명 조직이 대거 정 구청장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던 정 구청장이 지난 18일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면담했다. 최근 정 대표가 대통령실과 잦은 엇박자를 내며 이 대통령의 지지층과 정 대표의 지지층이 분화하는 양상을 보이던 와중이라 두 사람의 만남은 여권 내에서 이목을 끌었다. 정 구청장은 “제가 뵙기를 요청했고 흔쾌히 약속이 됐다”며 “먼 길을 가기 위한 채비로 이해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 서울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낸 민주당 의원들은 정 구청장의 광폭 행보에 속이 편치 않은 상황이다. 수도권 재선 의원은 “이 대통령이 왜 정 구청장을 픽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서울시장 후보군 대다수가 서운함을 느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에선 김영배·박주민·박홍근 의원이 이미 출마선언을 했고, 전현희·서영교 의원 등 당내 중량감 있는 다른 현역 의원들도 출마 가능성이 크다.
박주민 의원은 19일 MBC 라디오에서 ‘정 구청장이 솔직히 신경쓰이지 않나’는 진행자 질문에 “다 각자 열심히 하는 거죠. 뭐”라며 “재미있게 해야죠. 각자 준비했던 것들을 펼치고”라며 즉답을 피했다. 정 대표와 정 구청장 사이 면담에 대해서도 “(정 대표는) 면담 요청을 하면 다 만나준다”고 말했다.
박 의원 측 관계자는 “서울시장은 행정만 갖고 되는 자리가 아니다. 갈등과 이해관계 조정 등 정치력이 중요한 자리”라며 “상대 후보에 대한 감정 보다는 우리 할 일을 하는 게 중요하다. 검증 과정들이 곧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박 의원 측은 ‘기본특별시 서울’ 슬로건 아래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0만원 투룸 등 세부 공약 정책 공약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입장이다.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서울 중구 옛 서울역사(문화역서울284) 앞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뉴스1] |
출마를 선언한 다른 의원들도 “서울을 '10분 역세권 도시'로 만들어 '시간평등특별시'를 구현하겠다”(김영배 의원) “서울을 ‘다함께 잘 사는 따뜻한 도시공동체’로 만들겠다”(박홍근 의원)며 공약을 가다듬고 있다. 전현희 의원 측 관계자는 “강남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경력이 있는 유일한 후보”라며 “중도층 경쟁력이 입증된 만큼 본선 시작하면 주목도 더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정 구청장에 대한 주목도가 올라가면서 1995년 폭행 전력도 발굴되는 등 네거티브 이슈도 부각됐다. 정 구청장은 지난 15일 페이스북에서 “당시 민주자유당(현 국민의힘) 국회의원 비서관과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인식 차이로 다툼이 있었다. 해당 비서관과 경찰관께 피해를 드린 사실이 있다”며 사과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경쟁 주자들이 정 구청장의 강점과 약점을 집중 탐구하고 있어서 어떤 문제들이 추가로 불거질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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