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관광객 감소 여파로 일본 주요 관광지의 숙박 요금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19일(현지시간) 일본 TBS뉴스에 따르면 최근 교토 시내 중심부 호텔의 1박 요금은 1만엔(한화 약 9만 5000원) 이하인 곳이 속출하고 있다. 일부 숙소는 3000엔대(한화 약 2만 8000원)까지 가격을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맵 기준으로 확인한 결과 과거에는 찾기 어려웠던 저가 객실이 도심 곳곳에 등장한 상태다.
교토 호텔 객실 단가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일시적으로 하락했다가 지난해 평균 2만 195엔(한화 약 19만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에도 평균 2만 601엔(약 19만 5000원)을 유지했다. 불과 몇 달 사이 숙박료가 절반 이하로 내려앉은 셈이다.
실제 체감 가격도 크게 낮아졌다. 도쿄에서 교토를 찾았다는 한 관광객은 “2박에 1만엔대 초반으로 예약했다”며 “예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광객도 “식사가 포함된 숙소인데도 부담 없이 머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인 관광객 감소를 가격 하락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한다. 항공·여행 분석가 도리우미 타카로는 “계절적 비수기 요인도 있지만 중국 관광객이 급감한 영향이 훨씬 크다”며 “교토뿐 아니라 오사카, 나고야, 히로시마, 후쿠오카, 가나가와 등 중국 비중이 높았던 도시 전반으로 숙박료 인하가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흐름은 단기간에 반전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도리우미는 “중국 항공사들이 다수 일본 노선의 운휴를 결정했고, 최소 3월 말까지 재개 계획이 없다”며 “내년 봄까지는 현재와 같은 가격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 감소는 일본 정치권 발언 이후 더욱 두드러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이후 중국 당국이 일본 여행 자제를 권고하면서 관광 수요가 급격히 위축됐다는 것이다.
도쿄 인근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시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관광안내소를 찾은 외국인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중국인 관광객이 최근 들어 눈에 띄게 줄었다. 현지 상점들은 중국인 방문객이 급감하면서 매출 타격을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급 말차 아이스크림으로 유명한 한 매장 직원은 “과거에는 외국인 손님의 70%가 중국인이었지만 최근에는 대만·동남아 관광객 비중이 늘었다”며 “중국 측 여행 자제 조치 이후 약 일주일 만에 방문객 수가 확연히 줄었다”고 말했다.
춘절 특수를 기대했던 상인들의 표정도 어둡다. 가마쿠라의 한 비누 매장 직원은 “중국 손님이 하루도 없는 날이 생길 정도”라며 “구매력 높은 고객층이 빠지면서 매출 감소 폭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반면 관광객 감소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시선도 있다. 현지 상인 일부는 “거리 혼잡이 줄어들면서 관광 환경이 한결 쾌적해졌다”며 “천천히 둘러보고 소비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임혜린 기자 hihilin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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