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굿을 미끼로 무당 행세를 하며 수십억 원을 가로챈 사기 사건이 발생해 피해자들이 형사 고소에 나섰다. 특히 지역 유력 사업가 행세를 하며 부동산 투자를 권유하는 수법으로 피해 규모는 4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파악됐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중소기업 임원 이모씨는 지난 8월 27일 A씨와 B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경기 오산경찰서에 형사 고소했다. A씨와 B씨는 불륜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무당과 사업가 행세를 하며 피해자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약 40억원 규모의 금전 피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은 2021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코로나19 시국 중 부친을 갑작스럽게 떠나보낸 중소기업 임원 이모씨는 지인을 통해 무당 A씨를 알게 됐고, A씨가 운영한다는 굿당에서 부친을 위한 ‘진오귀굿’을 진행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출처=챗GPT) |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중소기업 임원 이모씨는 지난 8월 27일 A씨와 B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경기 오산경찰서에 형사 고소했다. A씨와 B씨는 불륜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무당과 사업가 행세를 하며 피해자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약 40억원 규모의 금전 피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은 2021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코로나19 시국 중 부친을 갑작스럽게 떠나보낸 중소기업 임원 이모씨는 지인을 통해 무당 A씨를 알게 됐고, A씨가 운영한다는 굿당에서 부친을 위한 ‘진오귀굿’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굿당 소유주인 B씨가 등장해 자신을 오산 지역에서 부동산 사업 시행을 하는 회사 대표라고 소개했다. B씨는 A씨를 대신해 이후에도 연속적으로 굿 일정을 잡으며 이씨와의 접촉을 이어갔다.
이후 이씨의 지인이자 중소기업 대표인 김모씨도 A씨와 B씨를 알게 됐다. 이씨와 김씨는 2022년 1월 5일부터 2023년 8월 12일까지 약 1년 8개월 동안 총 21차례에 걸쳐 굿 비용 명목으로 2억7300만원을 지급했다.
B씨는 2022년 2월께 오산시 원동 소재 자신의 사무실로 이씨와 김씨를 불러, 자신이 시행했다고 주장하는 주상복합 아파트 상가 호실을 분양받으라고 권유했다. 피해자들은 이를 믿고 약 15억6000만원을 투자해 상가를 매수했다.
B씨는 또 무당이라던 A씨가 상가 인테리어와 식당 운영 경험이 있다며 운영을 맡기라고 권유했고, 이씨와 김씨는 인테리어 및 운영 비용 명목으로 약 2억원을 추가로 지급했다. 그러나 실제 상가 운영은 적자를 거듭했다.
이후 A씨는 2022년 10월께 B씨와 다퉈 거처가 없고 자신 명의의 굿당을 마련하고 싶다며, 이씨와 김씨로부터 10억원을 차용했다. A씨는 해당 자금으로 B씨 소유 굿당을 매매가 20억원에 매수하는 계약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B씨는 A씨로부터 받은 계약금 10억원을 개인적으로 소비한 뒤, 잔금을 치르지 않았다며 피해자들에게 해당 금액을 몰취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들은 계약서조차 확인하지 못한 상태였다는 설명이다.
B씨는 2023년 7월께 돌연 A씨와 결별한 것처럼 행동하며, A씨가 무당이 아니라는 점을 폭로했다. 동시에 이씨와 김씨에게 그간의 손실을 만회해주겠다며 5억원 투자를 제안했고, 해당 금액은 B씨가 운영하는 회사 명의 계좌로 입금됐다. 이 자금은 결국 B씨의 배우자와 자녀 등 가족을 위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B씨는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추진한다는 명목으로 약 5억3000만원을 추가로 차용했으나, 이 역시 개인적으로 유용된 것으로 피해자 측은 주장하고 있다. B씨는 차용증을 작성하며 부동산 매수 자금 외 용도로는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은 뒤늦게 사기 피해를 인지하고 A씨와 B씨를 형사 고소했다. 그러나 이들은 경찰 조사 일정에 불응하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을 담당한 곽윤혁 변호사(법무법인 리버티)는 “B씨는 불륜 관계인 A씨와 동거하며, 편취한 자금을 가족을 위해 사용하고 고급 외제차 구입 등 사치스러운 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파악된다”며 “평생 가족을 위해 일하며 자산을 모아온 피해자들의 삶을 파탄에 이르게 한 중대한 범죄”라고 말했다.
곽윤혁 변호사는 “가해자들은 친밀한 관계 형성과 화려한 언변으로 피해자들을 정신적으로 압박한 뒤 재산 규모를 파악해 단계적으로 금전을 편취했다”며 “피해자들은 오랜 기간 성실히 모은 재산을 잃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음에도 가해자들은 사과는커녕 수사를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곽 변호사는 “엄정한 수사와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