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전 자신을 성폭행하려한 남성이 속초시청 사무관으로 승진심의가 결의되자 피해여성이 폭로에 나섰다.
19일 속초시에 따르면 속초시청 노조게시판에는 자신을 피해자라고 밝힌 여성 A씨가 “성범죄자가 사무관이 됐다”며 이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2012년 4월 어느 날 저녁 8시~9시쯤인가, 지금은 속초시 팀장인 B모씨가 전화로 ‘술 한 잔한 상태고 커피 한 잔 하려는데 줄 수 있냐’더라”고 말문을 열었다. A씨는 B팀장이 동기모임의 오빠이기도 하고 평소 친하게 지냈던 터라 별 생각 없이 제안을 수락했다고 한다. 당시 B팀장의 상태는 만취된 것도 아니어 보였고, 평소와 같이 얘기를 하고 있었다.
A씨는 “(얘기를 나누던 중)갑자기 B팀장이 돌변하더니 포옹과 입맞춤을 시도하려고 했다”며 “이제 막 결혼해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지 일주일도 안된 상태였던데다 B팀장과 아무런 이성적 관계가 없었고, 너무 무서웠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씨는 당시 이 상황을 모면하려 건물 2층에서부터 1층까지 B팀장을 끌어냈다. B팀장은 뜻대로 되지 않자 A씨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A씨는 “숨이 쉬어지지 않고 이러다 여기서 죽을 수도 있겠구나 순간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숨이 넘어가기 직전 B팀장의 손에서 풀려날 수 있었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정신 차리라고 미친거 아니냐고 살아남기 위해 필사의 몸부림을 치며 건물 밖으로 도망쳤고 그게 벌써 13년 전”이라고 회상했다.
A씨는 당시 경찰 고발과 감사팀 보고를 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그땐 내가 너무 어렸고 (당시 사회 분위기 상)결혼한 지 얼마 안된 새색시가 행동거지를 어떻게 하고 다녔길래 그 사람이 그런 행동을 했겠냐고 오히려 내게 곱지 않은 시선이 돌아올까봐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속초 출신이 아니어서 마땅히 도움을 청할 사람이 없던 A씨는 해당 사건 이후 고향으로 전출을 가게 됐다. 그는 “아무런 행동도 못하고 떠나온 게 너무나 후회스럽다. 13년이 지난 지금도 그날 그 일이 생생하게 기억난다”고 전했다.
A씨는 얼마 전 공무원 탁구대회에 나가서 B팀장을 마주쳤다고 한다. A씨는 “B팀장 얼굴을 보자마자 그때 일이 떠오르며 너무 불안해졌는데 B팀장은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며 ‘OO이 아니니’라며 알은채를 하더라”며 “너무 어이가 없었다. 아직도 그 생각만 하면 고통스럽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B팀장과 다시 마주하게 되며 과거 트라우마에 시달리던 A씨는 최근 속초시 인사위원회 승진심의 결과 B팀장이 사무관이 됐단 소식을 듣게 됐다고 한다. A씨는 “속초시 사무관은 아무나 다 되는거냐. 성범죄자가 사무관이라니”라며 분노했다.
현재 속초시청 홈페이지는 일시적으로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남윤정 기자 yjna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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