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2026년 상반기 가상자산 시장 환경과 관련해 '신중한 낙관론'을 내놨다. 일각에선 '버블(거품)' 논란이 일기도 하지만 아직은 더 성장할 여력이 많다는 분석이다. 비트코인의 미래 성과를 예측하는 일은 과거보다 더 어려워진 것으로 평가했다.
20일 코인베이스는 '2026 가상자산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2026년 상반기 가상자산 시장 환경은 1999년보다 1996년에 가깝다고 판단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1996년은 증시의 초기 확장 국면, 1999년은 닷컴 붐이 정점에 달했던 버블 국면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미국 경제는 여전히 회복력을 유지하며, 노동 생산성 향상이 둔화되는 다른 주요 지표들을 완충하고 있다"면서 "비교적 건설적인 시각을 유지하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히 넓다는 얘기"라고 부연했다.
비트코인과 관련해서는 "비트코인의 성과를 이해하는 데 있어 기존의 역사적 프레임워크가 점차 유효성을 잃고 있다고 본다"며 "이는 비트코인의 수요와 시장 역학을 근본적으로 재편한 새로운 요인들의 결합 때문"이라고 짚었다.
앞서 전통적으로 비트코인 가격 움직임은 초기 채택 사이클과 개인 투자자 심리를 중심으로 해석돼 왔으나 시장 환경이 변화하면서 채굴자의 영향력은 전체 시장 역학에서 현저히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2025년 주요 변화로는 기관 투자자의 유입을 꼽았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허용되면서 자산운용사, 헤지펀드, 전통적인 은행 등 주요 금융기관들이 시장에 적극 참여하게 됐다.
보고서는 "기관 자본은 개인과 다른 특성을 지닌다"며 "이들은 비트코인을 단기 투기 자산이 아니라 과도한 통화 공급에 대한 헤지 수단이자 포트폴리오 분산 요소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고 짚었다.
접근성이 확대됐지만 기존 모델을 활용한 예측 한계는 더 커진 셈이다.
보고서는 "(당국) 규제를 받는 거래소, ETF를 비롯한 투자 수단, 사용자 친화적 플랫폼을 통한 접근성 확대는 가상자산 시장 저변을 크게 넓혔다"면서도 "결과적으로 과거 사이클 기반의 분석 틀은 달라진 시장 역학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며, 성과 예측의 효력도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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