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10월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캐비닛룸에서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J.D. 밴스 부통령과 함께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의 오찬 중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 |
로널드 레이건의 외교 노선인 '힘을 통한 평화'는 오랫동안 미국 공화당이 받아들여 온 원칙이다. 그러나 이 레이건의 횃불은 누가 계승하고 있는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신봉자들과 공화당 내 점점 세가 줄어들고 있는 국제주의자들 사이의 균열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이는 캘리포니아주 시미밸리에 있는 레이건 대통령 기념 도서관, 그 안에 전시된 푸른 도장을 한 레이건의 에어포스원 기체 아래에서 펼쳐진 장면에서도 분명히 드러났다.
12월 6일, 미국의 전쟁장관인 피트 헤그세스는 시미밸리에 모인 국방·외교 정책 핵심 인사들에게 글로벌리스트들이 오직 재앙만을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글로벌 군사 패권'을 추구한 결과가 "중동에서 방향을 잃은 전쟁, 유럽의 지상전, 그리고 중국의 경제적 부상"이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야말로 레이건의 진정한 계승자라고 그는 주장했다. 레이건처럼 트럼프는 미국의 군사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적들과도 대화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군사력 사용에 대해서도 그는 "집중적이고 결정적인 방식"으로만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그의 요약은 이랬다. "유토피아적 이상주의는 가라. 냉엄한 현실주의가 필요하다."
헤그세스의 이 연설은 역사 인식 면에서 부실했다. 레이건은 관세를 선호하는 트럼프와 달리 확고한 자유무역주의자였고, 불법 이민자에 대해서는 대규모 추방이 아니라 사면을 지지했다. 무엇보다도 레이건은 자유의 힘이 독재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믿었다. 그는 소련을 '악의 제국'으로 규정하고 그 아래 '억압된 국가들'을 옹호했다. 반면 트럼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에 구애하고 있다. 이 연례 토론회에 참석한 한 인사는 "로널드 레이건은 무덤에서 몸을 뒤척이고 있을 것"이라고 중얼거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헤그세스의 연설과, 이보다 이틀 앞서 공개된 트럼프의 32쪽 분량 '국가안보전략'(NSS)은 '미국 우선주의' 외교정책을 지금까지 중 가장 분명하게 요약해 보여준다. 이 문서들은 자유주의적 국제 질서가 지저분한 거래와 강자의 지배로 대체되는, 세계에 대한 디스토피아적 비전을 그려낸다. 이전 대통령들의 전략이 민주주의를 안전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면, 트럼프의 버전은 오히려 비(非)자유주의를 안전하게 만드는 쪽에 더 기울어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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