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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책]신문보고 바둑 두지만, 엄마 손길이 필요해요

동아일보 박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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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반 정라니/장성은 지음/32쪽·1만6800원·풀빛
오늘도 부스스 겨우 눈을 뜨는 단풍반 정라니. 엄마 손이 끝없이 가는 요맘때 아이들처럼, 정라니도 엄마가 얼굴을 씻겨 주고, 이도 닦아 주고, 머리까지 다 빗겨 준다. 어떤 옷을 입을지 한참 실랑이를 하다가, 엄마가 골라준 빨간색 구두를 신고 집을 나선다. 노란색 셔틀버스를 탄 정라니는 단풍반으로 간다. 친구들과 인사하고, 운동하고, 점심을 먹으면서 때때로 엄마 생각을 한다. ‘엄마도 지금쯤 점심을 먹고 있을까?’ 창밖의 단풍을 보면서는 ‘집에 갈 때는 엄마와 단풍길 쪽으로 가야지’ 생각한다.

여느 아이들과 다를 바 없어 보이는 귀여운 정라니의 하루. 하지만 책장을 넘기다 마지막 장에 이르면 생각하지 못했던 반전이 등장한다. 책을 읽는 동안 뭔가 이상하다고 여겼던 디테일들이 그제야 ‘그래서였구나’ 이해가 간다. 예컨대 단풍반 아이들이 왜 따뜻한 차를 마시거나 신문을 보고, 바둑을 두거나 화투 놀이를 하면서 쉬는 시간을 보냈는지…. 책을 처음부터 다시 넘겨 보다 보면 이 책이 다시 아이가 돼 버린 어른의 이야기이자, 딸이자 엄마였던 누군가의 이야기란 걸 깨닫게 된다. 조금은 슬프고 따뜻하면서도 놀라운 반전.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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