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자료사진.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가를 돌파한 이후 연일 내림세를 보이면서 8만달러 중반에 고착화된 모양새다. 당분간 추세적인 상승 가능성도 희미해 연간 마이너스 수익률로 한 해를 마무리할 전망이다. 다만 내년 상반기 이후 고점 재돌파 가능성도 제기된다.
19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57분 기준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0.29% 오른 8만7042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시간 대표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인 이더리움 가격도 2.91% 상승한 2919.87달러에 장을 진행했다. 엑스알피(리플), 도지코인, 솔라나는 각각 -0.82%, 0.50%, -0.62% 등 혼조세를 보였다.
이들 가상자산은 최근 일주일 동안은 큰 폭의 하락세를 선보였다. 비트코인의 현재 가격은 지난 7일 전 대비 5.93% 급락한 수준이다. 이더리움은 10.01% 떨어졌다. 엑스알피와 도지코인, 솔라나도 각각 9.79%, 10.43%, 10.48% 급락했다. 이에 따라 투자심리도 얼어붙었다. 코인마켓캡이 제공하는 가상자산 공포 및 탐욕지수는 21로 확인됐다. 공포 및 탐욕지수 수치는 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공포를 의미한다. 지난달 22일 기록된 연중 최저치인 익스트림 공포(10)보다 소폭 올랐으나, 여전히 높은 두려움 지수를 나타내고 있다.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은 최고점을 달성한 뒤 8만달러 중반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앞서 비트코인은 코인마켓캡 집계 기준으로 지난 10월7일 사상 최고가인 12만6198달러를 달성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달 21일 8만3000달러선으로 주저앉은 뒤 9만달러 초반 문턱에서 지지선을 뚫지 못한 채 등락을 거듭하고만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비트코인이 연간 기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본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말 9만2000달러선 대비 5.3%가량 떨어진 상태다. 블룸버그 통신은 “비트코인은 올해 4분기에 지난 2022년 2분기 이후 가장 부진한 성과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와 달리 극단적 레버리지(차입금) 물량 청산으로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된 것에 기인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오는 26일 만기를 앞둔 대규모 옵션 계약이 비트코인 가격 하락 변동성을 높일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약 230억달러 규모의 옵션 계약이 이미 높은 변동성을 더 증폭시킬 위험이 있다”면서 “이는 비트코인 옵션 거래소인 데리빗의 전체 미결제약정의 절반 이상에 해당한다. 다가오는 대규모 만기는 트레이더들이 점점 더 위험해진 시장에서 지속적인 하방 리스크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가상자산 상장지수펀드(ETF)의 대규모 자금 유출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부정적 요인이다. 지난달 가상자산 ETF에서는 43억달러의 대규모 자금 유출이 있었다. 이 가운데 32억달러가 비트코인 ETF에서 빠져나갔다.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으로 자금이 유출된 것이다. 한시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 레버리지 ETF에서 자금이 선제적으로 유출되면서 가격 변동성이 확대됐기 때문”이라며 “시장이 지난번 FOMC 이후 한동안 통화정책 조정이 없을 것으로 반영하는 점을 감안하면, 자금 유출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내년 상반기 긴축 종료 이후 자산시장 전반 랠리가 재개될 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도 새로운 고점을 모색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전망이다. 최윤영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과거에는 반감기 중심의 비트코인 계절성이 사이클 리듬을 결정했다면, 이번에는 유동성 사이클이 가격을 지연시키는 주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이는 거시 환경 변화로 인해 지연된 강세장이 한 차례 더 남아있을 수 있다는 시나리오와 연결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내년 비트코인 가격은 단순한 반감기 효과가 아닌, 제도화된 수요와 자본 흐름에 의해 결정돼 14~17만달러 구간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내년 자산시장 핵심 축은 금리가 아닌 생산성과 자본흐름으로 이동하고, 비트코인은 그 중심에서 달러·금과 함께 독립적 가치저장 자산군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