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야권, 라이칭더 총통 탄핵 추진…실현 가능성은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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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 로이터=뉴스1) 윤다정 기자 = 5월 8일(현지시간)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타이베이에서 제2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일 연설을 하고 있다. 2025.05.08.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타이베이 로이터=뉴스1) 윤다정 기자

대만 제1·2야당인 국민당과 민중당의 입법원(국회 격) 의원들이 라이칭더 총통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대만 국민당과 민중당 소속 야당 의원들은 이날 입법원 앞에서 '위헌 총통 탄핵, 반(反)군주제, 반전제, 반독재'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감찰원에 줘룽타이 행정원장(총리 격)에 대한 탄핵을 요청한 데 이어 총통 탄핵 절차에도 착수하겠다고 발표했다.

푸쿤치 국민당 대표는 회견에서 "라이칭더는 스스로 황제가 됐다. 그는 여론을 전혀 존중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황궈창 민중당 대표는 같은 자리에서 20세기 초 중국 군벌 복장을 한 라이 총통의 포스터를 옆에 두고 그의 탄핵을 촉구하는 대형 문서에 서명했다.

대만 연합보는 야권이 이날 라이칭더 총통에 대한 탄핵 계획을 발표하고 오는 23일 절차 위원회에서 공식 탄핵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오는 26일에는 의회 의제에 라이칭더 탄핵 안건을 포함한다는 방침이다.

여소야대 상태의 대만은 지방재정 관련 법안인 '재정수지구분법'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야당은 지난달 이 법안을 입법원에서 통과시켰으나 줘룽타이 행정원장(총리 격)이 서명을 거부했다. 라이 총통은 야당 법안이 재정 불균형과 주요 국가 정책의 정체를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총통이 헌법적 규범을 파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대만에서 총통을 탄핵하기 위해선 입법원 전체 입법위원 과반 이상의 발의와 전체 입법위원 3분의 2 이상의 투표가 필요하다. 이후 사법당국에서 대법관 심리를 요청해야 한다. 탄핵 재판은 15명의 대법관으로 구성된 헌법법정이 맡고 최소 9명 이상이 찬성해야 인용된다. 헌법법정에서 탄핵을 인용하면 총통은 즉시 직을 상실한다.

그러나 실제 탄핵 성사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체 의석 113석 가운데 집권 민주진보당이 51석, 국민당과 민중당은 각각 52석과 8석을 차지하고 있어 어느 진영도 3분의 2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또 현재 대법관 수가 8명으로 탄핵 인용에 필요한 찬성 요건을 충족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연합보는 현재 입법원의 의석 구도를 고려할 때 라이 총통에 대한 탄핵보다는 줘 원장의 불신임안 통과 가능성이 더 높다고 분석했다. 만약 줘 원장이 탄핵당하거나 불신임 투표를 받게 될 경우 총통은 10일 이내에 의회를 해산하고 전례 없는 조기 총선을 치러야 한다.

궈야후이 총통부 대변인은 야당의 움직임에 대해 "이는 오히려 헌법상 입법원이 행정원장과 총통을 견제할 수 있는 수단을 가지고 있음을 증명한다"며 "헌정 체제에 부합하는 한 모든 절차를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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