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자율 구조조정안을 정부에 잇달아 제출하면서 생산량 감축 규모가 애초 목표치를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에틸렌 생산량 기준 연간 366만 톤 이상의 나프타분해시설(NCC)이 가동을 중지하거나 폐쇄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만 정부와의 조율이 남았고 추가 협의가 필요한 사업장도 있어 감축 규모는 좀 더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구조조정이 충실히 이행된다면 중국발 공급과잉에 허덕이는 국내 석화 산업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 산업 구조조정의 핵심 지역인 전남 여수 산업단지의 에틸렌 생산량이 향후 200만 톤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여수 산단 전체 에틸렌 생산량의 3분의 1에 해당된다. LG화학(051910)과 GS칼텍스가 이날 각자 보유한 크래커를 통폐합해 공동 운영하는 구조조정안을 정부에 제출했는데 상대적으로 낙후된 LG화학의 공장 중 한 곳을 가동 중지 시킬 가능성이 높다. 현재 LG화학은 여수 1·2공장에서 각각 116만 톤과 87만 톤의 에틸렌을 생산 중이다.
여천NCC는 당초 에틸렌 47만 톤을 생산하는 3공장을 폐쇄하는 안을 검토했지만 90만 톤가량을 생산하는 1·2공장 중 한 곳을 가동하지 않는 방안이 유력하다. 업계 관계자는 “여천NCC에서 47만 톤을 줄이면 여수 전체 감축량 목표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며 “3공장을 끄고 남은 시설의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지만 운영 효율이나 비용 면에서 규모가 큰 시설 한 곳을 끄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여천NCC는 롯데케미칼(011170)과 추가 설비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방향성 정도가 협의됐고 구체적인 내용까지 합의가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통폐합이 진행되면 추가적인 설비 감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에서는 SK지오센트릭과 대한유화·에쓰오일 사이에 큰 틀의 합의가 이뤄져 정부에 통합 운영 방안을 제출했으며 추가 협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SK지오센트릭의 66만 규모 NCC를 끄는 대신 관계사인 SK에너지의 나프타를 대한유화에 공급하고 에쓰오일과 대한유화가 SK가 보유한 폴리머 공장에 에틸렌 등 기초 원료를 공급하는 방식의 사업 구조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충남 대산에서는 153만 톤의 에틸렌을 생산하는 한화토탈에너지스와 127만 톤 규모의 LG화학 공장의 구조조정 방안이 함께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충남 대산의 경우 HD현대케미칼과 롯데케미칼 사이에 이미 통폐합 및 합작 법인 설립이 협의돼 최대 110만 톤의 에틸렌이 감축될 예정이어서 두 회사 간 추가 설비 감축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충남 대산에서는 477만 톤가량의 에틸렌을 생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산 지역은 여수와 달리 공급과잉이 아주 심각하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이때문에 한화토탈과 LG화학의 감축 규모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여수 산단의 롯데케미칼과 대산 산단의 한화토탈·LG화학의 추가 에틸렌 감축 규모에 따라 ‘366만 톤+알파(α)’의 생산 설비 감축이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8월 제시했던 감축 목표(최대 370만 톤)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3대 석유화학 산단의 주요 기업들이 자구안을 모두 제출하면서 석화 산업 구조조정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구안을 제출한 기업들은 정부와의 추가적인 의견 교환을 통해 구조조정 방안을 확정한 뒤 산업통상부 산하 사업 재편 종합 지원 센터에 구조조정 계획서를 제출하고 최종 검토를 거쳐 신청하게 된다. 이후 산업부가 ‘사업재편계획 심의위원회’에 상정해 사업 재편 기업으로 승인하면 정부와 금융권의 지원 패키지를 가동해 구조조정을 이행할 수 있게 된다. 지난달 처음으로 구조조정 방안을 제출한 HD현대케미칼과 롯데케미칼은 이번달 심의위에서 승인이 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날 자구안을 제출한 기업들은 내년 1월 이후 최종 승인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성호 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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