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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건 불붙었는데 문이 안열려…日회원제 사우나서 부부 참변

동아일보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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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고급 사우나 화재로 부부가 숨졌다. 사고 현장에서는 나무 손잡이가 떨어진 상태로 발견됐고, 비상벨도 전원이 꺼져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은 사고 현장과 동일한 문 손잡이와 사우나실. 유튜브 ANNnews 갈무리

도쿄 고급 사우나 화재로 부부가 숨졌다. 사고 현장에서는 나무 손잡이가 떨어진 상태로 발견됐고, 비상벨도 전원이 꺼져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은 사고 현장과 동일한 문 손잡이와 사우나실. 유튜브 ANNnews 갈무리


일본 도쿄의 한 프라이빗 사우나에서 발생한 화재로 이용객 부부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장에서는 파손된 문 손잡이와 비상벨을 누르려 노력한 흔적이 발견돼, 안전 불감증이 부른 ‘예견된 인재’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18일 아사히신문과 TBS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5일 도쿄 미나토구 아카사카의 한 고급 회원제 사우나에서 불이 났다. 이 사고로 사우나를 이용하던 마쓰다 마사야(36)와 아내 마쓰다 요코(37) 부부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 바닥에 나뒹군 문 손잡이…“탈출 막은 치명적 설계”

사고가 발생했던 업체가 운영하는 사우나의 모습. SNS 갈무리

사고가 발생했던 업체가 운영하는 사우나의 모습. SNS 갈무리


사고가 난 사우나실은 1.2평 남짓한 소형 공간으로, 2인 전용 숙소 내부에 설치된 형태였다.

문제는 출입문 구조였다. 일반적인 사우나 문은 비상 시 밀기만 해도 열리는 미닫이 방식이었만, 해당 시설에는 돌려서 여는 ‘L자형 도어핸들’이 설치돼 있었다.

부부가 발견될 당시 문 손잡이는 빠진 채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경찰은 이들 부부가 밖으로 나가기 위해 손잡이를 돌렸으나 손잡이가 고장나며 내부에 갇힌 것으로 보고 있다.

● 3년간 꺼져 있었던 비상벨…”작동조차 안 해”

피해자들을 구조할 수 있었던 마지막 기회인 ‘비상벨’도 무용지물이었다. 현장에서는 부부가 비상벨을 누르려 시도했던 흔적이 발견됐지만, 경보는 울리지 않았다. 사우나 측은 화재 발생 한참 후 외부에 설치된 화재 감지기가 작동한 뒤에야 화재 사실을 인지했다.


경찰의 현장 검증 결과, 사우나 내부에 설치된 비상 버튼은 전원이 차단된 상태였다. 사우나 종업원들은 조사에서 “2023년경부터 비상 장치의 전원을 꺼두었다”고 실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 “문 손잡이 불안했다” 증언…업무상 과실치사 검토

사고로 숨진 마쓰다 부부. TBS 갈무리

사고로 숨진 마쓰다 부부. TBS 갈무리


숨진 부부는 각각 미용실과 네일숍을 운영하는 경영인으로, 사고 당일 2시간 예약으로 사우나를 이용 중이었다. 화재는 사우나 가열 장치 위에 놓인 수건에 불이 붙으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사우나는 월 이용료가 최대 39만 엔(약 370만 원)에 달하는 고급 회원제 시설이다. 그러나 이전 이용객들 사이에서는 “문 손잡이가 덜렁거려 불안했다”, “시설이 조잡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우나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적용을 검토하는 한편, 시설 전반에 대한 결함 여부를 전수 조사할 방침이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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