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용 2주 만에 변색"... 품질 논란 불거진 아이폰 17 프로

오렌지 색상 점점 핑크로 변해
온라인 커뮤니티에 불만 쇄도
알루미늄 소재 산화 영향 추측
작은 충격에 스크래치 논란도

변색 논란이 불거진 아이폰 17 프로 코스믹 오렌지 색상. 애플 홈페이지 캡처

애플이 올해 9월 출시한 '아이폰 17 프로·프로맥스' 제품이 품질 논란에 휩싸였다. 사용 초기부터 제품 외관 색상이 변하고 경미한 충격에도 겉면이 긁힌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업계와 국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아이폰 17 프로와 프로맥스 코스믹 오렌지 색상 일부 제품에서 사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변색을 경험했다는 이용자들의 불만이 출시 직후부터 최근까지 분출하고 있다.

미국 최대 커뮤니티 '레딧'에서는 오렌지색 제품을 사용한 지 2주 만에 카메라 렌즈들이 모여 있는 기기 상단 '카메라 섬' 부분이 로즈골드와 핑크색 등으로 변했다는 이용자 게시글 등이 올라왔다. 국내 아이폰 이용자 커뮤니티('아사모')에도 카메라 섬에서 시작된 변색이 점차 기기 외관 전체로 확대되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 올라왔다.

업계에서는 아이폰 17 프로 제품군으로는 처음 채택한 알루미늄(유니바디) 소재가 공기 중에서 산화하면서 변색이 발생했을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자외선이나 열에 취약한 주황 계열 염료를 써서 해당 색이 빠지거나 변하는 '페이딩(fading) 현상'이 발생했다는 분석과 양극 산화(아노다이징) 밀봉 공정이 생산 라인 일부에서 불량하게 이뤄져 외부 물질이 들어가 문제가 생겼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알루미늄은 티타늄보다 가볍고 원자재 값이 저렴하며, 열 전도율이 높아 방열 성능이 뛰어나다. 대신 자외선 등에 노출되면 변색에 취약할 수 있다. 채도가 높은 색상일수록 변색은 더 쉽게 눈에 띄기도 한다.

다른 색상 제품에선 외관 긁힘(스크래치) 현상이 생긴다는 논란도 불거졌다. 블룸버그통신은 '딥 블루'와 '스페이스 블랙' 모델의 외관이 미세한 충격에도 손상된 사례를 전하며 과거 품질 논란을 빗댄 '스크래치 게이트' 현상이라 전했다. 얇은 알루미늄 프레임(틀) 부분 '벌어짐' 현상도 일부 제품에서 발생한 걸로 보고됐다.

출시 초기부터 이런저런 품질 논란이 불거지며 대당 200만 원에 육박하는 고가 애플 제품 판매 실적에 먹구름이 낄 거라는 업계 전망이 나온다. 아이폰 17 프로와 프로맥스의 국내 출고가는 각각 179만 원과 199만 원이다. 아이폰은 중고 시장에서 가격 방어력이 높은 걸로 알려졌으나, 변색 같은 문제가 있는 제품은 부품 교환을 비롯한 후속 조치가 없다면 적정 가격에 거래되기 힘들 걸로 보인다는 관측도 있다.

애플 측은 출시 초기부터 계속되는 변색과 내구성 논란에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셀룰러(5G·LTE)를 사용할 때 속도가 느리다는 문제는 이달 중순 iOS(26.2) 업데이트로 개선됐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