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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銀 기준금리 0.75%로 인상…30년만에 ‘0.5% 벽’ 깼다

헤럴드경제 정목희,도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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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5%P 인상...버블붕괴 후 첫 0.5%선 넘어
초완화 시대 종료 선언...금융정책 정상화 시동
내년에도 금리인상 기조...3분기 유력
円高 기대 속 재정부담 확대 우려도
취재진의 질의에 발언하는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 일본은행은 19일 도쿄에서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0.75%로 정했다. [로이터]

취재진의 질의에 발언하는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 일본은행은 19일 도쿄에서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0.75%로 정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정목희·도현정 기자] 일본은행(이하 일은)이 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버블 붕괴 이후 한 번도 넘지 못했던 0.5% 선을 넘어서며, 1995년 이후 30년 만의 최고를 기록했다. 장기 디플레이션(물가 하락)과 초저금리 정책에 묶여 있던 일본 경제가 ‘잃어버린 30년’의 굴레에서 벗어나 금융정책 정상화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기준금리 30년 추이(온라인용)

일본 기준금리 30년 추이(온라인용)



▶日, 버블경제 붕괴후 금융정책 정상화 가속= 버블이 완전히 붕괴된 1992년 이후에도 일은은 2년여간 금융정책의 갈피를 잡지 못했다. 당시 일은은 버불 붕괴 이후 경기 침체를 구조적 위기라기 보다 단기 조정 국면으로 인지했다. 1994년 대형 금융기관의 도산이 잇따르고 나서야 위기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이후 일은은 금융 불안과 미·일 경제 마찰을 배경으로 한 엔화 급등에 대응하는게 급선무가 됐다.

당시 경기 침체를 벗어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엔고(高)였다. 수출 비중이 큰 일본에 엔고 기조는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약화, 수익성 저하, 투자와 고용 위축 등으로 이어졌다. 1998년 전후로는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본격적인 디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했다.

이에 일은은 세계 최초로 제로금리 정책과 양적 금융완화를 도입했지만, 물가와 경기를 되살리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후 2006~2007년 금리를 0.5%까지 올렸으나 여전히 정상화 범위에는 들지 않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은 일본 경제의 장기 침체를 더욱 고착화했다. 2013년 일은은 대규모 국채 매입, 마이너스 금리, 장단기 금리 조작(YCC) 등 전례 없는 완화 정책을 잇달아 내놨지만, 경기 부양 효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전환점은 2022년 전후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코로나19 이후 수요 회복이 맞물리며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고, 일본 역시 수입 물가를 중심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뚜렷해졌다. 엔화 약세도 구조적으로 굳어졌다. 미국과 유럽이 금리 인상에 나선 반면 일본은 완화 기조를 유지하면서 금리 격차가 확대됐고, 소액투자 비과세 제도(NISA) 확대에 따른 엔화 매도·달러 매수도 엔저를 부추겼다. 현재 엔·달러 환율은 155엔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엔달러 환율 30년 추이

엔달러 환율 30년 추이



▶엔고 기대 속 재정 부담 우려 시각 교차 = 이번 금리 인상은 엔화를 달러 대비 강세로 돌려세우고, 일은의 목표치를 40개월 넘게 웃돌아온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 2%를 목표치로 삼고 있다. 단, 이미 3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일본 경제에는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금리 인상은 일본 국채 금리와 정부의 차입 비용을 끌어올린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일본 정부의 총부채는 올해 1450조엔(약 1경3726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229%로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다. 미국(125%)에 비해서도 1.8배 가량 높은 비중이고, 영국(103%)에 비하면 2배를 웃돈다.

재무부에 의하면 장기금리가 2025년도의 2%에서 2028년도에 걸쳐 2.5%로 오른다고 가정하면, 이자지급비는 지난해 7조9000억엔(약 74조8000억원)이었던 것이 2028년도에는 16조1000억엔(약 152조4000억원)으로 급증한다. 이 같은 추세라면 2034년도에는 이자 지급비가 25조엔(약 236조6000억원)을 넘는다.


일은은 발행된 장기 국채의 절반가량을 보유하고 있어, 지난해 8월부터 국채 매입 축소에 나섰다. 그러나 금융 규제 강화로 민간 은행의 국채 보유 여력은 줄어들고 있어, 일은을 대신할 새로운 국채 수요를 확보하는 것도 과제로 남아 있다.

가계와 기업의 부담도 커진다. 주택금융지원기구에 따르면 2024회계연도 말 개인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27조엔(약 2149조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는 버블 붕괴 직전인 1989년의 두 배를 웃돈다. 신규 주택대출의 약 80%가 변동금리형인 만큼, 금리 상승의 영향은 빠르게 가계에 전가될 수 있다.

기업 대출 역시 코로나19 이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24회계연도 기준 기업 차입금 잔액은 630조엔(약 5967조원)으로 사상 최대다. 일은의 금리 정상화는 예금·연금 수익률 개선이라는 긍정적 효과도 기대되지만, 경기 회복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부담이 더 크게 작용할 수도 있다.


일본 도쿄의 한 증권사에 달러 대비 엔화가 표시돼 있다. [로이터]

일본 도쿄의 한 증권사에 달러 대비 엔화가 표시돼 있다. [로이터]



▶다음 금리인상 언제? ‘내년 3분기설’ 유력 = 이날 일은의 금리인상에도 매파적 기조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본 국채 수익률과 국내 금융 여건, 물가상승 등을 고려하면 금리인상을 신중하게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10년 만기 일본 국채 수익률은 17일 기준 1.98% 수준(장중 1.9% 후반)으로, 지난해 같은 시점보다 거의 0.9%포인트90bp나 오른 상태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취임 이후 대규모 경제 정책을 내세운 것과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국채 금리 상승에 강(强) 드라이브를 걸었다.

물가상승을 감안하면 이번 금리인상 이후에도 실질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일은에 따르면 근원 물가상승률은 2026 회계연도에 1.8%로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2027 회계연도에는 2.0%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실질적으로는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가 유지되고, 긴축은 신중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한다.

이 같은 전망을 종합하면 내년 추가 금리 인상은 3분기가 될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네덜란드의 투자은행 ING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시장은 대체로 내년 6월에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하지만, 일본은행이 다음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은 10월에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3분기 정도면 일은이 기업자금조달, 은행대출, 가계소비 등에 미치는 금리인상의 영향을 평가할 시간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특히 3~4월에 노사 임금교섭을 거쳐 임금 수준이 결정되고, 엔화 환율의 변동까지 고려하고 나면 3분기께 조심스런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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