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北노동신문, 국민 빨갱이 될까 봐 못 보게 하나"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방부·국가보훈부 업무보고에서 참석해 미소 짓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2.1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북한 노동신문을 국민에게 못 보게 막는 이유가 뭐냐. 국민이 선전전에 넘어가서 빨갱이 될까 봐 그런 것이냐"며 자료 개방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외교부·통일부 등 부처 업무보고에서 "북한 자료를 개방하고 아무나 접근할 수 있게 해주자. 지금도 이거 보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처벌하냐"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옛날엔 이런 거 가지고 있기만 해도 처벌했다"며 "이걸 공개하자고 하면 대한민국을 빨갱이 세상 만들자는 거냐며 엄청난 정치적 공격이 생길 것 같은데 어떠냐"고 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에게 못 보게 하는 이유는 뭐냐. 거기 꾐에 넘어갈까 그러냐"며 "규정 다 좋은데, 국민적 시각에서 쉽게 판단해 보자"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북한 실상을 정확히 이해해서 저러면 안 되겠구나 하는 계기가 될 거 같은데 왜 막아놓나. 언론은 보게 하고 국민은 못 보게 하고, 국민을 조금 뭐라고 취급하는 것 아닌가"라며 "국민을 주체적 존재로 취급하는 게 아니라, 혹시 선전·선동에 넘어갈 그런 존재로 취급하는 거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홍진석 통일부 평화교류실장이 "노동신문 개방 문제는 진보 정부뿐만 아니라 보수정부에서도 국정과제로 설정해 추진했으나, 실제 추진 과정에서 여러 이견이나 우려 표명이 있어서 정책적 동력을 잃었다"고 답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 출범 후에 우리가 이 문제를 다시 국정과제로 설정하고, 신속하게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런 걸 뭘 국정과제로 하나. 그냥 풀어놓으면 되지"라며 "너무 엄숙하다"고 지적했다.

홍 실장이 "통일부는 그런 입장인데, 국정원이나 법무부 같은 데에서는 다른 의견을 갖고 있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국정원 정도는 이런 걸 봐도 안 넘어가는데, 우리 국민은 이거 보면 홀딱 넘어가서 빨갱이가 되지 않을까, 종북주의자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다. 정말 문제"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 의식 수준을 너무 폄하하는 것"이라며 "원칙대로 하면 좋겠다"고 답했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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