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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2조원 벌 때 서학개미 절반 손해”…해외투자 제동 거는 금융당국 [투자360]

헤럴드경제 정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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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금융당국이 서학개미(해외주식 투자자)와 증권사 해외투자 마케팅에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증권사 해외투자 수수료 순익과 해외주식 개인투자자의 손실계좌 비중 수치까지 집계·발표했다.

증권업계 실태조사에 착수한 금융감독원이 이 같은 중간 결과를 별도 발표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증권사의 해외투자 수수료 수익 증가와 개인투자자의 손실 추세를 비교하며 해외 주식투자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해외투자 마케팅 경쟁이 과열되면서 투자자 보호가 미흡하다는 취지이지만, 시장에선 비판이 쏟아진다. 1500원에 육박하는 고환율 주요 원인으로 서학개미와 증권사에 책임을 묻고 있어서다. 계속되는 당국의 압박에 증권사들은 신규 해외투자 마케팅부터 ‘올스톱’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19일 ‘해외투자 실태점검 중간 결과’를 발표하고 이달 초부터 진행하던 주요 증권사·운용사 대상 실태점검을 현장 검사로 즉시 전환한다고 밝혔다.

향후 검사 과정에서 ▷투자자를 현혹하는 과장광고 ▷투자자 위험감수 능력에 맞지 않는 투자권유 ▷투자위험에 대한 불충분한 설명 등 위법·부당행위가 발견되면 ‘해외주식 영업 중단’ 등 최고 수준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감원이 근거로 든 건 증권사들의 수수료 수익은 늘었는데 개인투자자들은 손실을 봤다는 데에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 중 해외주식 거래 상위 12개사의 해외주식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5000억~7000억원 수준이던 수수료 수익은 지난해 1조2458억원, 올해 11월까지 1조9505억원으로 늘어났다. 해외투자 중개 등과 연계된 개인대상 환전수수료 수익도 약 4526억원 수준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반면, 투자자들은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았다는 게 금감원 지적이다. 해외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지난 8월말 기준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계좌 중 절반(49.3%)가 손실계좌이며, 계좌당 이익도 50만원 수준으로 지난해 420만원 대비 크게 감소했다는 것이다. 단, 해당 수치는 올해 1~8월이 기준이다. 해외주식이 급등한 올해 하반기 상황은 반영되지 않았다.

특히, 해외 파생상품 투자의 경우 개인투자자는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수년간 대규모 손실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개인투자자의 파생상품 손실규모는 2023년 4458억원, 지난해 3609억원, 올해 10월까지 3735억원을 기록했다.


금감원은 실태점검 결과 투자자 유치를 위한 과당 경쟁이 이뤄지고 있으며 해외투자 리스크에 대한 위험고지가 미흡하다고 봤다.

증권업계 전반적으로 거래금액과 비례한 현금 지급, 신규·휴면 고객 매수지원금 지급, 수수료 감면 등 공격적 이벤트를 경쟁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해외주식 일정금액 이상을 거래하면 현금성 리워드를 지급하거나, 신규 또는 휴면 고객들 대상으로 해외주식을 살 수 있는 현금이나 애플·테슬라 등의 주식을 1주 지급하는 식이다.

또, 영업점 및 본점 핵심성과지표(KPI)에 해외주식 시장점유율 및 수수료 수익 등을 반영해 해외투자 영업을 적극 독려했다는 점도 꼬집었다.


법상 금지된 해외주식 신융융자, 이른바 ‘빚투’는 미운영 중이지만, 국내투자와 비교해 해외투자시 발생 가능한 리스크에 대한 고객 안내가 부족한 점도 문제 삼았다. 대부분 최초 계좌 설정 시에만 약관 등을 통해 위험을 고지했다는 지적이다.

금감원은 파생상품의 경우 ‘엔비디아 5% 오르면 214% 수익’ 등 최근 과당광고 이슈가 있었던 증권사는 실태점검 과정에서 미국 주식 옵션 서비스 출시를 내년으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증권업계 내에서도 “고환율의 책임을 서학개미, 나아가 증권사들에 떠넘기고 있다”며 억울해 하는 분위기다. 또, 금감원이 8월까지 개인투자자 손실계좌가 절반에 달한다고 지적했지만 하반기 미국증시가 활황세를 보였던 만큼, 좀 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어떤 정책수단을 써도 환율이 꿈쩍하지 않으니 증권사 마케팅까지도 문제 삼는 것 아니겠나”라며 “해외투자 증가가 고환율의 원인 중 하나가 될 수는 있겠지만 환율은 수많은 요인으로 움직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투자자들이 수익을 보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인데, 단순히 해외투자 마케팅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 어느 정도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고환율의 원인으로 서학개미가 지목된 이후 그간 금감원은 수차례 증권사들의 해외투자 마케팅을 문제 삼아왔다. 지난 9일에는 증권사 금융소비자보호책임자(CCO) 간담회를 통해 해외투자 과당경쟁 자제를 당부했고, 15일에는 해외 파생상품 투자자 유의사항을 안내했다.

전날에는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직접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증권사들의 해외투자 마케팅을 질타한데 이어,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도 열었다. 당국의 압박이 커지자 증권사들은 해외투자 신규 마케팅을 전면 중단키로 했다.

금감원은 이날 현장검사 돌입과 함께 증권사의 해외투자 중심의 영업행태를 신속히 바로잡을 수 있도록 개선과제를 즉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내년 3월까지 해외투자 관련 신규 현금성 이벤트 및 광고 등 중단 ▷각 증권사별로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팝업 등을 통해 해외투자 리스크에 대한 투자자 안내 강화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시 해외투자 관련 이벤트·광고, KPI 등이 과도하게 반영되지 않도록 자제 ▷내년 1분기 중 과당매매 유발 소지가 있는 거래금액 비례 이벤트는 원천 금지토록 제도개선 추진 등이다.

금감원은 “이날부터 증권사 대상 현장검사에 즉시 착수하고, 이후 대상 회사를 확대해 순차적으로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추가로 협회·업계 논의를 통해 개선 과제를 신속히 반영·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또, 주요 증권사를 대상으로 ‘사전예방적 투자자 보호검사’에 착수했다. 이를 통해 과당 경쟁을 유발하는 성과보수체계 운영 여부, 투자자 위험 고지의 적정성 등 실질적인 투자자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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