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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채용 시즌 소회

머니투데이 이병건DB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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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건 DB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이병건 DB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절대적 기준의 '우수한 인재'가 있다기보다 인재란 적성에 맞는 분야를 찾아 열심히 준비한 사람인 것 같다.

돌아보면 명문대를 나온 인재가 '잠재력'이 높고 학습력이 뛰어날 것이라는 추측은 대개의 경우 맞아들어가긴 했다. 하지만 사회생활에서 만난, 그것도 학벌로 선별됐을 가능성이 높은 대기업이나 금융회사에서 만난 '우수한 인재'의 절반 이상은 결코 학벌로는 선별될 수 없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돈 버는 부서로 알려진 '프런트'로 갈수록 학벌로 우쭐한 사람을 저절로 겸손하게 만드는 동료를 더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저성장에서 빚어진 치열한 입사경쟁은 "부족한 것은 '좋은' 일자리다"란 말('왜 좋은 일자리는 늘 부족한가' 이상헌)을 떠올리게 한다. 입사 지원자들의 스펙경쟁은 치열하다. 경제신문사 어느 대기자분과 요즘 입사 지원자들의 노력과 스펙을 보면 지금 같으면 우리는 취직은 꿈도 못 꿨을 거라는 얘기를 나눈 게 벌써 거의 20년 전 일이다. 스펙도 군비경쟁인지 각종 금융 관련 자격증과 대회참가, 인턴경력이 없는 지원자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반면 명문대 졸업장 외엔 어떤 준비도, 심지어 학점이나 고민의 흔적조차 없는 지원자들을 보면 착잡한 마음도 든다.

인생은 그 이전 단계의 결과에서 출발하는 누적적인 게임이므로 중요한 고비에서 높은 고지를 선점한 사람이 유리하다. 돈을 벌어야 하는 기업은 유리한 고지선점의 경험이 있는 인력을 선호하기 마련이고. 하지만 한번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고 끝은 아니기에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필요한 정보를 수립하고 관련분야 경험을 착실히 쌓아가는 지원자에게 자연스럽게 눈길이 간다. 치열한 경쟁환경에서 수익을 내고 성장해야 하는 기업들은 결코 단순한 편견에만 사로잡힐 수 없다.

사회에 진출하는 구직자들에게 벽은 높기만 하다. 하지만 저출산·고령화 사회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경쟁의 전장에서 내 뒤를 맡길 동료를 찾는 기업들의 심정도 절박한 것은 마찬가지다. 더구나 지금 환경은 "청년인력 감소로 말미암아 이미 중소기업이 오래전부터 경험하고 있는 신규인력 확보의 어려움은 점차 중견기업을 거쳐 대기업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일할 사람이 사라진다' 이철희)

실력과 무관한 선택과목 표준점수 차이로 최종 입시결과가 달라지고 입시기관들이 제시하는 대학등급조차 과거와 크게 달라진 세상에서 10여년 전 공부를 조금 더 잘했다는 것이 인재선발 기준이라면 우리는 세상을 너무 안이하게 사는 것이다. 10년은커녕 3~4년 전에는 DRAM은 알아도 HBM이 뭔지는 투자자들조차 몰랐고 2025년 가을야구에서 멋진 승부를 펼친 한화이글스는 2022~2024년 3년 연속 10위였다.


애널리스트업계가 찾는 인재는 직업의 속성상 어느 정도 지적일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적극적인 사람이 필요하다. 정해진 일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 하는 목표부터 스스로 설정하고 단계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능동적인 사람이다. 누군가 지시해줄 수 있을 만큼 분명한 상황이라면 굳이 애널리스트는 필요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병건 DB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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