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최초로 우주 유영에 성공하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측근으로 꼽히는 억만장자 재러드 아이작먼(사진)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국장으로 취임한다.
로이터통신, 폴리티코 등은 17일(현지시간) 미 연방 상원이 전체회의를 열고 아이작먼 후보자의 인준안을 표결에 부친 결과 찬성 67표, 반대 30표로 가결했다고 보도했다. 민간 우주비행사가 나사를 이끄는 것은 미국 역사상 처음이다.
아이작먼 후보가 나사 국장이 되기까지 순탄하진 않았다. 그는 지난해 12월 나사 국장 후보자로 지명됐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돌연 지명을 철회하면서 절차가 중단되는 일을 겪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지명 철회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머스크 CEO와의 갈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 CEO의 관계가 회복되면서 아이작먼 후보자를 다시 나사 국장 후보자로 지명했다는 관측이다.
아이작먼 후보자는 결제 처리 업체 시프트4의 창립자로 머스크 CEO와 친분이 두텁다. 전투기를 직접 조종할 수 있을 정도로 우주와 비행에 관심이 많은 그는 인류 역사상 최초의 민간 우주 유영 임무인 ‘폴라리스 던’(Polaris Dawn)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아이작먼은 2024년 우주캡슐 ‘드래건’의 문을 열고 우주로 나가 10분여간 머물렀다. 당시 “지구에 있을 때 우리는 할 일이 많지만, 여기서는 마치 완벽한 세상처럼 보인다”고 소감을 남겼다.
아이작먼 후보자에게 재임 기간 주어진 최우선 과제는 중국과의 우주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영국 BBC는 “그의 기관장 재임 기간은 중국보다 먼저 달에 인간을 다시 보낼 수 있는지 여부로 평가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자원 추출을 가능하게 하고 화성 탐사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도록 미국이 달에 영구 기지를 건설하기를 원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아이작먼 후보자가 머스크 CEO와 밀접한 만큼 스페이스X에 유리하게 업무를 처리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 3일 열린 상원 상임위 인사청문회에서 “나는 개인적 이익을 추구하거나 계약업체에 유리하도록 판을 짜기 위해, 혹은 미국의 우주 목표 달성에 필수적인 프로그램을 방해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선 것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이어 “지금은 지체할 때가 아니라 행동해야 할 때”라며 2030년까지 유인 달 탐사를 목표로 제시한 중국을 따돌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인 ‘달 재정복’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윤선영 기자 sunnyday70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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