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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소비자보호 ‘우수’ 한 곳도 없었다…93% 보통 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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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29개사 ‘실태평가’ 발표

개인정보 유출·홍콩 ELS 등 여파
감점 요인 작용… 대부분 평가 하향
롯데카드 등 8개사는 ‘미흡’ 등급
‘양호’ 등급 분류는 2곳 6.9% 불과

전담 조직 갖췄지만 권한 등 미흡
96.5% 내부통제 체계 ‘보통’ 이하
금감원, 체질 개선 압박 거세질 듯
금융감독원이 올해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에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주요 금융회사들의 등급을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금감원이 이찬진 원장의 소비자보호 강화 기조에 맞춰 조직개편을 예고한 만큼, 금융권을 향한 체질 개선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금감원은 18일 이런 내용을 담은 소비자보호 실태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평가는 전체 대상 77개사 중 29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했고 올해는 특히 최고소비자책임자(CCO)의 실질적 권한과 소비자보호 내부통제위원회의 운영 실태 등 거버넌스 작동 여부를 집중 점검했다. 그 결과 최상위 등급인 ‘우수’는 한 곳도 없었고 라이나생명과 현대카드 2곳(6.9%)만 ‘양호’ 등급을 받았다. 반면 가장 많은 19개사(65.5%)가 ‘보통’에 그쳤고, 8개사(27.6%)는 ‘미흡’ 등급으로 분류됐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금융감독원의 모습. 뉴시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금융감독원의 모습. 뉴시스


‘미흡’ 등급을 받은 8개사 중 롯데카드, 신한은행, 대신증권, 삼성증권, 유안타증권, NH투자증권 6개사는 정량·정성 평가에서는 ‘보통’ 수준의 점수를 받았다. 금감원은 그러나 이들 회사가 금융사고나 불완전판매 등으로 소비자 피해를 유발하고 사회적 물의를 야기했다고 판단해 감독규정에 따라 종합 등급을 1단계씩 하향 조정했다.

롯데카드는 대규모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고, 신한은행 및 증권사들은 홍콩 ELS 대규모 손실 사태와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등으로 기관제재를 받은 게 주된 원인이 됐다. 하나캐피탈과 토스뱅크는 자체 평가 결과가 저조해 미흡 등급을 받았다. 금감원은 이들 회사에 자체 개선 계획을 제출받아 이행 실적을 철저히 점검하기로 했다. 하나캐피탈·토스뱅크는 경영진 면담도 예고했다.

평가 항목별로 살펴보면 민원 건수 등을 평가하는 계량 부문에서는 대상 회사의 72.4%(21개사)가 ‘양호’ 이상의 성적을 받았지만 내부통제의 실질적 작동을 평가하는 비계량 부문에서는 96.5%(28개사)가 ‘보통’ 이하의 등급을 기록했다. 소비자보호 전담 조직을 갖추고는 있으나 실제 업무 현장에서는 해당 조직의 권한이 미약했다는 것이다.


이번 평가 결과는 이 원장이 취임 직후부터 강조해 온 ‘엄정 대응’ 원칙이 실제 감독 현장에 적용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원장은 홍콩 ELS 사태와 관련해 “소비자보호 관점에서 금융당국의 입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1일 기자간담회)라고 언급하며 강도 높은 제재를 예고한 바 있다. 롯데카드 등의 정보 유출 사고에 대해서도 국내 금융사의 보안 수준이 미흡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사회적 물의를 빚은 금융사들의 등급이 대거 하향 조정된 배경에는 이런 무관용 원칙이 작용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감원은 이런 기조를 시스템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소비자보호 기능을 대폭 강화한 조직개편을 단행할 방침이다. 현재 금융소비자보호처 산하의 핵심 기능을 원장 직속의 별도 조직으로 신설해 보고 체계를 단순화하고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를 갖추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업권별로 소비자보호 총괄 기능을 배치해 금융사고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조치로, 기존 사후 제재 중심의 감독 체계를 예방 중심으로 전면 개편한다는 구상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감독 체계나 금융회사 내부통제 시스템을 소비자 중심으로 바꾸고 있다”며 “상품을 기획해 만들 때부터 판매하고 난 뒤 관리하는 과정까지, 상품의 전체 과정에 걸쳐 소비자를 보호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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