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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춘추] 인공지능 기본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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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주 국립순천대 석좌교수

백승주 국립순천대 석좌교수

인공지능(AI)은 혁신을 가져온다.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창출한다. 새로운 일자리도 만들 수 있으며 경제 성장에 크게 기여한다. 틀림없이 그럴 것이다. 하지만 필자가 'AI 기본사회'라고 말하는 것은 AI를 통해 단지 혁신과 성장만을 바라보는 관점과는 다른 것이다.

AI가 혁신과 성장의 도구인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AI 기술이 모든 국민의 기본적인 삶을 향상시키는 도구도 될 수 있다는 점이다. AI가 주도하는 혁신의 성과를 국민 모두가 공유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는 사회 시스템이 'AI 기본사회'다. 이는 단순히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차원을 넘어 주거·의료·교육·금융, 그리고 국민의 안전 등 필수 서비스까지 삶의 기본 영역을 AI가 뒷받침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마치 전기와 수도가 모든 가정에 공급되듯, AI 역시 사회 구성원 모두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공공 인프라스트럭처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의미다.

우선 AI로 개개인의 건강·주거·소득 등의 데이터를 구축해 국민 개개인 삶의 조건을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 단수·단전 기록, 건강보험 미납, 생활 패턴 이상 등을 AI가 분석해 삶의 위기 신호를 조기에 포착할 수도 있다. 의료·요양·돌봄 서비스를 하나로 연결하는 통합 돌봄 체계도 구축할 수 있다. 결국 AI를 통해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고 개인별 특성과 상황에 맞는 맞춤형 복지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것이다.

'기본 의료'도 가능하다. AI 기반 의료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개인의 유전자 데이터와 생활 습관 등의 환경 데이터, 그리고 질병 이력 등을 분석해 개개인의 질병을 예측하거나 맞춤형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 '기본 금융'도 있다. 개인의 재무 상태를 분석하고 위험 예측 등을 통해 맞춤형 금융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으며,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포용금융의 실현도 용이하다. 나아가 전세사기,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예방도 가능하다.

이 밖에 모든 국민이 평생에 걸쳐 AI 기반 맞춤형 학습 기회를 보장받고 취약계층의 교육 격차를 해소하는 '기본 교육', AI와 협력형 일자리 창출을 통한 국민의 '기본 일자리'도 실현할 수 있다. 나아가 AI 재난 예측 시스템을 구축해 재난 위험의 조기 경보 및 선제적 대응으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며 국민의 '기본 안전'도 지킬 수 있다.

에릭 브리뇰프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그의 저서 'The Second Machine Age'에서 AI가 경제·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도, 모두의 삶의 질을 높이는 기회로 작동할 수도 있다고 강조한다. 문제는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이에 따른 제도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제 우리는 'AI 기본사회'를 국가 전략의 하나로 정립할 필요가 있다. 경제의 성장과 사회적 조화를 통한 포용적 사회의 동시 실현, AI가 그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는 것이다.

[백승주 국립순천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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