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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검찰 "비열하고 악질적인 사건"... 아베 총격범에 무기징역 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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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측 "전후사 유례없는 중대한 사건"
변호인 측 "종교 학대 피해자 고려해야"
야마가미 "할 말 없다"며 최후 진술 생략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야마가미 데쓰야가 2022년 7월 25일 일본 나라현 나라서부경찰서에서 이송되고 있다. 나라=지지 AFP 연합뉴스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야마가미 데쓰야가 2022년 7월 25일 일본 나라현 나라서부경찰서에서 이송되고 있다. 나라=지지 AFP 연합뉴스


일본 검찰이 아베 신조 전 총리 총격범에게 "위험하고 비열한 범행을 저질렀다"며 무기 징역을 구형했다. 반면 변호인 측은 "지나치다"며 피고가 종교적 학대의 피해자라는 점을 정상 참작해 형량을 징역 최대 20년으로 낮춰달라고 호소했다.

18일 일본 NHK방송,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나라지방재판소는 이날 아베 전 총리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 야마가미 데쓰야에 대한 마지막 공판을 진행했다. 지난 10월 28일 첫 공판을 시작으로 두 달간 15번의 공판이 열렸다.

아베 전 총리는 2022년 7월 8일 나라현 나라시 긴테쓰 야마토사이다이지역에서 참의원(상원) 보궐선거 지원 유세 도중 야마가미로부터 총격을 당해 숨졌다. 야마가미가 아베 전 총리를 노린 건 일본에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의 영향력을 키운 장본인으로 생각해서다.

그는 통일교 신자인 어머니가 약 1억 엔(약 9억4,800만 원)을 헌금할 정도로 종교에 집착한 탓에 어린 시절 불우한 환경에서 자랐다. 가정 파탄의 원인이 통일교에 있다고 보고 통일교에 대한 원한을 품어 왔다. 그러던 중 2021년 아베 전 총리가 통일교 관련 단체 행사에 보낸 영상을 보고 집권 자민당과 통일교가 유착 관계에 있다고 생각해 범행을 계획했다.

아베 신조(가운데) 전 일본 총리가 2022년 7월 8일 나라현 나라시 야마토사이다이지역 인근에서 선거 지원 유세를 하려 연단에 오르고 있다. 아베 전 총리는 이날 야마가미 데쓰야(맨 뒷줄 오른쪽)에게 총격당해 숨졌다. 나라=지지 EPA 연합뉴스

아베 신조(가운데) 전 일본 총리가 2022년 7월 8일 나라현 나라시 야마토사이다이지역 인근에서 선거 지원 유세를 하려 연단에 오르고 있다. 아베 전 총리는 이날 야마가미 데쓰야(맨 뒷줄 오른쪽)에게 총격당해 숨졌다. 나라=지지 EPA 연합뉴스


검찰 측은 "전후(戰後) 사상 유례없는 중대한 사건으로, 무방비 상태의 피해자를 뒤에서 노린 건 매우 악질적"이라며 무기 징역 구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선거 기간 군중이 모인 곳에서 전 총리를 살해한 잔혹한 사건으로, 수제 총기의 살상력도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반면 변호인 측은 "피고인의 성장 환경은 참혹했고 종교적 학대의 피해자는 피고"라며 "성장 배경은 형량 판단에서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고 맞섰다. 일정 기간 복역은 불가피하다고 인정했지만 "최대 20년까지 선고하고 사회로 복귀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검찰 측은 이에 "(아베 총리가) 교단(통일교) 관련 단체에 보낸 영상 메시지를 보고 바로 공격하지 않아 범행에 논리적 비약이 있다"고 반박했다. NHK는 "야마가미의 성장 배경이 형량 산정에 어느 정도 반영될지가 쟁점"이라고 짚었다.


이날 공판에는 아베 전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의 의견도 전달됐다. 아키에 여사는 변호인을 통해 "갑작스럽게 범죄 피해자 유가족이 됐고 남편을 잃은 상실감은 평생 사라지지 않는다"며 "피고인은 자신이 한 일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속죄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야마가미는 아키에 여사의 의견서가 낭독되는 동안 고개를 숙인 채 가만히 듣고 있었고, 도중에 메모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야마가미는 최후 진술을 하지 않았다. 판사가 "할 말이 있으면 이야기해 달라"고 말했지만, 야마가미는 "없다"고 짧게 말한 채 증언대 앞으로 나오지 않았다. 야마가미에 대한 선고 기일은 내년 1월 21일이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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