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1500원을 위협하자 정부가 외환규제를 완화했다. 기업의 외화 차입과 금융기관 유동성 규제 완화를 통해 달러 자금이 시장에 유입되는 길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환율방어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단기 처방을 넘어 우리 경제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야 한다.
기획재정부는 18일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고도화된 외화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의 감독상 조치 부담을 한시적으로 덜어주기로 했다. 규제 기준 준수를 위해 필요한 수준보다 더 많은 외화를 보유하고 있는 금융기관들의 달러 자금이 시장에 풀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중소 수출기업에 대한 원화용도 외화 대출 허용 분야도 기존의 시설자금에서 운전자금으로 확대했다. 외화를 대출받아 원화로 환전하는 규모를 늘려 원화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외국인이 국내 증권사 계좌개설 없이 현지 증권사를 통해 한국 주식을 바로 거래할 수 있도록 외국인 통합계좌 활성화도 추진된다.
원·달러 환율이 외환위기가 절정이던 1998년 3월(1488.87원) 수준에 근접한 상황에서 정부가 가용 수단을 총동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정부는 국민연금의 환헤지 비율 조정과 외화채 발행을 검토하고, 수시로 구두 개입에도 나서고 있다. 대통령실도 이날 국내 7개 대기업 관계자를 불러 환율 대응 긴급 간담회를 열었다.
하지만 국민연금과 기업, 금융기관을 동원해 달러 유동성 공급을 늘리는 것은 대증요법일 뿐 근본처방이 될 수 없다. 지속되는 원화 약세는 수급 불균형이 아니라 한국 경제 전반에 대한 신뢰 저하가 원인이기 때문이다. 서학개미와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로 떠나고, 기업들은 규제와 고비용 구조를 피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상황에서는 외환수급 불일치를 해소할 수 없다. 기업 투자를 제약하는 과도한 규제와 세금 부담을 완화하고, 글로벌 기준에 맞는 노동·환경 규범을 정착시켜야 한다. 경제 체질을 바꾸는 과감한 개혁 없이는 '원·달러 환율 1500원'의 그림자를 걷어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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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는 18일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고도화된 외화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의 감독상 조치 부담을 한시적으로 덜어주기로 했다. 규제 기준 준수를 위해 필요한 수준보다 더 많은 외화를 보유하고 있는 금융기관들의 달러 자금이 시장에 풀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중소 수출기업에 대한 원화용도 외화 대출 허용 분야도 기존의 시설자금에서 운전자금으로 확대했다. 외화를 대출받아 원화로 환전하는 규모를 늘려 원화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외국인이 국내 증권사 계좌개설 없이 현지 증권사를 통해 한국 주식을 바로 거래할 수 있도록 외국인 통합계좌 활성화도 추진된다.
원·달러 환율이 외환위기가 절정이던 1998년 3월(1488.87원) 수준에 근접한 상황에서 정부가 가용 수단을 총동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정부는 국민연금의 환헤지 비율 조정과 외화채 발행을 검토하고, 수시로 구두 개입에도 나서고 있다. 대통령실도 이날 국내 7개 대기업 관계자를 불러 환율 대응 긴급 간담회를 열었다.
하지만 국민연금과 기업, 금융기관을 동원해 달러 유동성 공급을 늘리는 것은 대증요법일 뿐 근본처방이 될 수 없다. 지속되는 원화 약세는 수급 불균형이 아니라 한국 경제 전반에 대한 신뢰 저하가 원인이기 때문이다. 서학개미와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로 떠나고, 기업들은 규제와 고비용 구조를 피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상황에서는 외환수급 불일치를 해소할 수 없다. 기업 투자를 제약하는 과도한 규제와 세금 부담을 완화하고, 글로벌 기준에 맞는 노동·환경 규범을 정착시켜야 한다. 경제 체질을 바꾸는 과감한 개혁 없이는 '원·달러 환율 1500원'의 그림자를 걷어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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