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스페인판 당근마켓 인수 마무리 단계…AI로 유럽 정조준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사옥 1784. 2025.11.27/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김민재 기자 = 네이버(035420)가 '스페인판 당근마켓'으로 불리는 개인 간 거래(C2C) 플랫폼 '왈라팝'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고 있다. 내수기업 한계를 벗어나 인공지능(AI) 역량을 앞세운 해외 공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8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달 16일 스페인 소재 종속회사인 'NW 홀딩스'의 주식 5억 6270만 7374주를 약 9727억 6349만 원(5억 6300만 유로)에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주식 취득 예정일은 내년 3월 30일이다. 거래가 완료되면 NW 홀딩스는 네이버의 100% 완전 자회사가 된다. NW 홀딩스는 네이버가 올해 9월 설립한 스페인 현지 법인이다.

네이버 측은 "왈라팝 인수 대금을 확보하기 위해 현지 계열사인 NW 홀딩스에 자금을 대여한 뒤, 이를 출자로 전환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왈라팝은 월간 활성 이용자(MAU)가 1900만 명에 달하는 스페인 최대 중고 거래 플랫폼이다. 일상용품부터 전자기기, 자동차 등 품목을 아우른다. 최근에는 이탈리아와 포르투갈 등 남유럽 시장으로 세를 넓히고 있다.

네이버는 2021년부터 왈라팝 지분을 단계적으로 확보해 왔다. 올해 8월에는 약 6045억 원을 추가 투입해 지분율을 100%까지 끌어올린다고 밝혔다.

왈라팝(네이버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네이버는 왈라팝을 인수한 뒤 자사의 검색·광고·결제 설루션과 AI 기술을 이식해 유럽 시장 내 입지를 다지고자 한다. 핵심은 AI 에이전트 기술 접목이다.

네이버는 올해 11월 '단(DAN)25' 콘퍼런스에서 사용자 맥락을 파악해 다음 행동까지 예측하고 실행하는 'AI 에이전트' 비전을 제시했다.

질문에 답만 하는 챗봇을 넘어, 사용자가 원할 만한 상품을 찾고 결제와 배송, 예약까지 스스로 해결하는 '비서' 역할을 AI에 맡기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AI 에이전트가 실질적 기능을 수행하려면 검색과 커머스, 결제, 지도 등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해야 한다.

네이버는 이 지점에서 자사의 방대한 서비스 포트폴리오가 AI 에이전트 구현의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검색부터 결제까지 이어지는 서비스 생태계를 모두 갖춘 기업은 글로벌 빅테크 중에서도 드물다"며 "이러한 통합 운영 경험은 왈라팝이나 포시마크, 웹툰 등 글로벌 플랫폼에 AI 에이전트를 적용할 때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가 왈라팝 인수에 공을 들인 또 다른 이유는 '데이터'다. 최근 AI 모델 성능이 상향 평준화하면서 '얼마나 독보적인 데이터를 학습했는지'가 플랫폼의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왈라팝 인수 전략의 중요한 축은 데이터 확보와 C2C 부문 지속 성장 기대감"이라고 강조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C2C 플랫폼은 이용자 커뮤니티와 상품 정보, 실시간 트렌드가 결합한 데이터의 보고"라며 "왈라팝에서 확보한 독자적 데이터로 AI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minj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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