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18일, 강릉 펜션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
2018년 수능을 마치고 여행을 떠났던 고3 학생들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가 발생한 강원 강릉 펜션에서 경찰이 현장 감식을 진행 중인 모습. 이 사고로 3명이 숨지고 7명이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옮겨져 입원 치료를 받았다./사진=머니투데이DB |
2018년 12월18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마친 고등학교 3학년생 친구 10명은 '우정 여행'을 떠났다가 참변을 당했다.
이들은 강원 강릉시 펜션에 투숙했다가 숨지거나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3명이 사망했고 7명은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원에 옮겨져 길게는 32일간 입원 치료를 받았다.
펜션 가스보일러 배기가스가 객실 내부로 유입돼 일산화탄소 농도가 짙어지면서 질식에 이르렀다. 사고는 인재(人災)였다. 보일러 시공부터 관리까지 총체적으로 부실하게 이뤄져 빚어진 일이었다.
2018년 수능을 마치고 여행을 떠났던 고3 학생들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가 발생한 강원 강릉 펜션에서 경찰이 현장 감식을 진행 중인 모습. 이 사고로 3명이 숨지고 7명이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옮겨져 입원 치료를 받았다./사진=머니투데이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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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거품 문 학생들 쓰러져"…일산화탄소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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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17일, 수능을 마친 고3 절친 10명은 서울역에서 강릉역으로 가는 기차에 올라 '우정여행' 인증을 남겼다. 수능이 끝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체험학습을 신청한 뒤 여행길에 올랐다. 인증샷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했는데 이 게시물은 하루가 지나 추모 공간이 돼버렸다.
학생들은 펜션에 투숙한 다음날인 18일 오후 숨지거나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 발견됐다. 펜션 관계자가 처음 발견했을 때 학생들은 입에 거품을 물고 있었고 일부는 구토를 한 상태였다.
사고 원인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파악됐다. 구조대원들이 현장에서 측정한 일산화탄소 농도는 정상(20ppm)의 8배에 가까운 155ppm이었다. 학생들의 체내 일산화탄소 수치는 치사량을 크게 웃돌았다. 경찰은 "기존 치사량인 40%보다 훨씬 높은 48%, 56%, 63%가 측정됐다"고 발표했다.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강원 강릉 펜션 사고 현장에 있던 가스보일러./사진=뉴스1(강릉소방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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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보일러, 시공부터 관리까지 모두 엉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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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보일러가 문제로 지목됐는데 보일러 배관과 배기구를 연결하는 연통이 어긋나 있었다. 최초 보일러를 설치했을 때부터 배기구와 정확히 일치하지 않은 연통을 가져다 쓴 게 문제였다. 억지로 잘라 끼워 쓴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더해 배기관 이음 부분에 내열실리콘 마감 처리를 하지 않아 연통이 이탈한 것으로 파악됐다. 가스보일러 시공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 공사를 맡긴 것도 문제였다.
이 때문에 밖으로 빠져나가야 할 배기가스가 객실 안으로 가득 들어오게 됐다. 그런데 가스 누출 경보기조차 없어 피해를 막지 못했다.
보일러는 시공뿐만 아니라 관리도 엉망이었는데 가스안전공사 검사원은 부실 시공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았고 펜션 운영자 역시 시설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대법원 청사/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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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자들 대법서 유죄 확정…일산화탄소 경보기 설치 의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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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보일러 시공업자와 펜션 운영자 등을 입건해 송치했고 검찰은 이들을 재판에 넘겼다.
보일러 시공업체 대표는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의 확정 판결을 선고받았다. 펜션을 운영한 부자에게는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금고 1년이 각각 확정됐다. 보일러 설치 담당자와 가스안전공사 검사원 등도 금고형을 확정받았다.
또한 이 사고를 계기로 숙박시설 일산화탄소 경보기 설치가 의무화됐다. 이 같은 내용의 도시가스사업법 시행규칙 개정안은 2020년 8월 시행됐다.
양성희 기자 y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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