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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사일언] 올해 日서 주목받은 한식은 ‘낙곱새’

조선일보 에노모토 야스타카·'나만의 일본 미식 여행 일본어’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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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도 연말이면 ‘올해의 히트 상품’을 모아서 소개한다. 최근 일본의 한 외식 시장 조사 기관이 ‘2025년 일본에서 유행한 음식’을 설문한 결과, 아사이볼·마라탕·두바이 초콜릿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모두 한국 소셜미디어에서 먼저 화제가 된 음식들이라, 한국에서도 낯설지 않은 음식들이다. 일본의 젊은 소비자들이 한국 인플루언서가 소개하는 콘텐츠를 직접 보고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한국에서 유행했다”는 말은 곧바로 ‘지금 가장 핫한 트렌드’라는 신호가 된다. 그렇게 입소문을 탄 음식은 실제 일본 현지 매장으로 이어진다.

물론 ‘마라탕이나 두바이 초콜릿은 한국에서 이미 한참 전에 유행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일본에서는 한국처럼 폭발적인 반응이 일어나기보다는, 유행이 서서히 번지며 오래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과거 치즈 닭갈비·버블티가 그랬다. 한국 기업이 인수한 ‘공차’가 일본에서 여전히 꾸준한 인기를 누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편, 소박한 한식 역시 일본에서 의외의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특히 주목받은 음식은 ‘낙곱새’였다. 낙지·곱창·새우 모두 일본인이 즐겨 먹는 재료지만, 세 가지를 한데 묶은 요리는 지금까지 일본에서 찾기 힘들었다. 쭈꾸미 역시 지난해부터 인기를 끌면서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일본 소비자들의 도전 욕구를 자극했다. 비슷한 이유로 낙지볶음을 파는 가게도 매장을 늘리고 있다.

내년에는 어떤 음식이 일본에서 유행할까. 최근 몇 년 사이 일본에서는 단백질이 풍부한 식재료에 대한 수요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실제로 올해 두유는 사상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일본에서는 두유를 전골 요리에 넣어 먹는 문화가 있지만, 차가운 면 요리와 결합하는 방식은 거의 없다. 개인적으로는 내년 여름쯤, 한국식 콩국수가 일본에서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한국 소셜미디어에서 대박 난 음식이 일본으로 전파되는 동시에, 한국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한식도 낯설고 색다른 음식으로 받아들여지는 게 요즘의 흐름이다. 음식이 국경과 시간을 넘어 유행한다는 사실은 언제 보아도 흥미롭다.

[에노모토 야스타카·'나만의 일본 미식 여행 일본어’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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