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 본다이 해변의 본다이 파빌리온에 마련된 총기 난사 희생자 추모소에서 시민들이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15명의 목숨을 앗아간 호주 시드니 유대인 축제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 부자(父子) 중 현장에서 사망한 아버지가 인도 출신 이민자로 확인됐다. 현장에서 체포돼 현재 병원에 입원 중인 아들 범인은 살인·테러 등 59건의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 부자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시드니 본다이 해변에서 열린 유대인 명절 하누카 행사장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총격을 가했다. 이 총격으로 어린이 등 15명이 사망하고 40명가량이 다쳤다. 아버지인 사지드 아크람(50)은 사건 현장에서 경찰에 사살됐고, 나비드(24)는 총상을 입고 경찰에 체포됐다.
17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 남부 텔랑가나주 경찰은 전날 성명을 통해 총격 사건의 범인인 사지드가 텔랑가나주 하이데바라드 출신의 인도 시민이라고 밝혔다. 인도 경찰에 따르면 사지드는 텔랑가나주 주도이자 기술·제약 허브 도시인 하이데바라드에서 무역학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그는 1998년 11월 일자리를 찾기 위해 호주로 이주했고, 유럽계 여성과 결혼해 슬하에 1남 1녀를 뒀다.
경찰은 성명에서 "인도에 있는 그의 친척들에 따르면 사지드는 부모님 방문 등 가족 관련 이유로 (호주 이주 후) 인도를 6차례 방문했지만, 아버지가 사망했을 때는 귀국하지 않았다"며 "인도에 사는 동안 어떠한 범죄 기록도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사지드 친척들은 그의 급진적인 사고방식이나 활동, 또는 극단주의에 빠지게 된 과정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진술했다"며 "사지드나 공범인 아들 나비드가 극단주의에 빠지게 된 것은 인도나 텔랑가나 지역의 어떤 영향력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나비드는 호주에서 태어난 호주 시민권자다.
14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 본다이 해변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의료진들이 피해자들을 병원으로 후송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시드니 뉴사우스웨일스(NSW) 경찰은 이날 성명을 통해 "나비드 아크람으로 신원이 확인된 총격범은 현재 병원에서 경찰의 감시하에 있다"며 "그를 살인, 테러를 포함한 59건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나비드에게 적용된 혐의는 살인 15건, 살인 의도를 가진 중상해죄 40건, 테러 등이 포함됐다.
호주 당국은 사건 현장에 있던 이들의 차량에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깃발 2개를 발견했고, 나비드가 2019년 호주에서 적발된 IS 테러 계획 관련 조사를 받았다며 이들이 IS의 영향을 받아 테러를 저지른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성명에서 "초기 정황상 이번 사건은 호주에서 테러 조직으로 지정된 IS의 영향을 받은 테러 공격으로 보인다"며 총격범들이 종교적 목적을 달성하고 지역사회에 공포를 조성하기 위해 범행에 나섰다고 봤다.
한편 아크람 부자는 범행 전인 지난달 1일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을 방문한 뒤 같은 달 28일 호주로 귀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민다나오섬은 2010년대에 IS 활동이 활발했던 곳이다. 호주 경찰에 따르면 사지드는 필리핀 입국 당시 인도 여권을, 나비드는 호주 여권을 사용했다고 한다. 경찰은 현재 이들의 여행 목적을 조사 중이다. 다만 이들이 특정 테러 단체와 연계됐는지, 필리핀에서 관련 훈련을 받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필리핀 정부는 "필리핀이 테러리스트 훈련에 이용됐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없다"며 "본다이 해변 사건에 연루된 이들이 필리핀에서 어떤 형태의 훈련을 받았다는 검증된 보고나 확인된 사실은 없다"고 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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