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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전두환 윤석열 그리고 장동혁 [성한용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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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7일 김건희특검팀이 압수수색에 나선 국회의원회관 내 김기현 의원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7일 김건희특검팀이 압수수색에 나선 국회의원회관 내 김기현 의원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한용 | 정치부 선임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은 우발적이거나 즉흥적인 것이 아니었다. 치밀한 사전 계획으로 준비한 거사였다. 12월15일 발표한 내란 특검의 수사 결과가 그렇다.



“2023년 10월 전부터 비상계엄을 준비하였고, 군을 통해 무력으로 정치 활동 및 국회 기능을 정지시키고 국회를 대체할 비상입법기구를 통해 입법권과 사법권을 장악한 후 반대 세력을 제거하고 권력을 독점·유지할 목적으로…”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지금까지 무력으로 헌정이 중단된 것은 세 차례다. 1961년 박정희 소장이 5·16 쿠데타로 국회를 해산하고 국가재건최고회의를 만들었다. 1972년 박정희 대통령이 ‘10월 유신’ 친위 쿠데타로 국회를 해산하고 비상국무회의가 국회를 대신하도록 했다. 1979년 전두환 보안사령관(소장)이 10·26 이후 12·12와 5·18 2단계 쿠데타로 국회를 해산하고 국가보위입법회의를 만들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박정희 전두환에 빙의됐던 것 같다. 자신이 군인이었다면 쿠데타를 했을 것이라는 말을 자주 했다는데, 빈말이 아니었다. 대통령이 돼서 친위 쿠데타를 했기 때문이다.



그는 5·18 직전 서울대 학생회관에서 진행한 모의재판에서 전두환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일이 있다. 젊은 시절 치기에 의한 행동이었을 것이다. 속으로는 전두환을 선망했던 것 같다. 뒷날 “전두환 대통령이 5·18만 빼면 정치를 잘했다”고 한 말이 그 증거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반국가세력 낙인을 찍어 야당을 제거하려고 했다. 야당을 빨갱이로 몰아 탄압하고 멀쩡한 사람들에게 간첩 혐의를 뒤집어씌워 죽이고 감옥에 가둔 박정희 전두환을 빼다 박았다.



박정희 전두환 윤석열은 분단 기득권 세력 유전자를 공유한다. 하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이 훨씬 더 악질이다. 박정희 전두환은 그래도 전쟁을 일으키려고 하지는 않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전쟁을 일으키려고 했다. 특검 수사 결과가 그렇다.



“비상계엄을 선포할 명분을 만들기 위해 비정상적 군사작전을 통해 북한의 무력도발을 유인하였으나 북한이 군사적으로 대응하지 않아 실패하였고…”



대통령이라는 자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담보로 도박을 한 셈이다. 용서할 수 없다.



윤석열의 비상계엄이 실패했고 그는 지금 감옥에 갇혀 있으니 상황이 끝난 것일까? 그렇지 않다. 윤석열의 쿠데타 정신과 이념 전쟁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승계했다.



장동혁 대표는 8월26일 대표로 선출된 뒤 “모든 우파 시민들과 연대해서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는 데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했다. “지금 국민의힘이 해야 할 일은 하나로 뭉치고 그 힘을 외부로 확산시켜서 자유 우파 시민과 연대해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는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과 더불어민주당이 원하는 나라는 중국과 북한”이라고 했다.



보수 정당 대표로서 으레 하는 말이려니 싶었다. 아니었다. 10월18일 페이스북에 이렇게 썼다.



“어제 오전 윤석열 대통령님을 면회하고 왔습니다. 힘든 상황에서도 성경 말씀과 기도로 단단히 무장하고 계셨습니다. 우리도 하나로 뭉쳐 싸웁시다. 좌파 정권으로 무너지는 자유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 국민의 평안한 삶을 지키기 위해.”



12월3일 페이스북에는 “12·3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었다”고 썼다. 놀라운 정신세계다.



그뿐만이 아니다. 장동혁 대표가 임명한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한동훈계인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게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하라고 당 윤리위원회에 권고했다. 머지않아 한동훈 전 대표도 중징계를 받을 것 같다.



“한동훈은 빨갱이다.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뜻을 장동혁 대표가 받들어 실천하는 형국이다.



장동혁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아바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뜻에 따라 국민의힘과 보수 세력 전체를 파멸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있다. 이대로 가면 국민의힘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2018년 수준으로 참패할 것이다.



국민의힘이 재기하려면 분단 기득권 세력의 망령에서 벗어나야 한다. 박정희 전두환 윤석열 쿠데타의 사슬을 끊어내야 한다. 아무래도 장동혁 대표를 쫓아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국민의힘 의원, 당원, 지지자들의 결단이 필요하다.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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