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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잠수함의 퀀텀 점프 "30년 무사고 넘어 원자력 엔진 새 도약" [김광수의 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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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핵추진 잠수함 시대를 열다
안상남 방진회 방산진흥본부장 인터뷰
"핵잠을 만드는 건 차원이 다른 기술력
해군 30여 년 무사고, 독보적 노하우 쌓아
K방산 기존 강점만으로는 세계 공략 한계
국뽕에 취할 때가 아냐... 필살기 갖춰야"


안상남 한국방위산업진흥회 방산진흥본부장. K방산의 산증인이다.

안상남 한국방위산업진흥회 방산진흥본부장. K방산의 산증인이다.


한국의 디젤 잠수함 건조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핵추진 잠수함도 10년이면 만들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잠수함이 아닌 핵잠 연료를 공급해 달라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요청한 이유다. 안상남 한국방위산업진흥회 방산진흥본부장은 16일 "해외시장에서 우리 디젤 잠수함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데 이만한 호재가 없다"면서 "핵잠을 만든다는 건 감히 넘볼 수 없는, 차원이 다른 기술력"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협력업체들이 국내에 있는데 핵잠을 미국에서 건조하면 추가비용이 막대할 것"이라며 "미국도 중국을 따라잡으려면 함정 건조 역량 확충이 시급한 만큼 한국의 도움이 절실할 테니 이 기회를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 본부장은 정부 지정 84개 방산업체를 포함해 관련 700여 개 기업이 회원으로 가입한 방진회에서 34년간 K방산의 고락을 함께하며 현재의 중흥기를 이끈 산증인이다.

각국의 잠수함 보유 현황. 박종범 기자

각국의 잠수함 보유 현황. 박종범 기자


K방산은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고 적기에 맞춰 제품을 공급하는 것으로 글로벌 무기시장에서 정평이 나 있다. 잠수함의 강점은 하나 더 있다. 안 본부장은 "해군이 30년 넘게 다양한 체급의 국산 잠수함을 20여 척 운용하면서 사고가 단 한 건도 없었다"며 "다른 국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보적 노하우를 쌓아왔다"고 평가했다.

관건은 수출이다. 독일에서 기술을 배워 독일을 넘어섰다. 2011년 독일을 제치고 인도네시아의 1,400톤급 잠수함 3척을 수주했다. 아시아 최초로 잠수함 수출 쾌거를 이뤘다. 도산안창호함(3,000톤급)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세계 최초로 장착한 디젤 잠수함이다.

핵추진 잠수함과 재래식 잠수함 구조. 박종범 기자

핵추진 잠수함과 재래식 잠수함 구조. 박종범 기자


8조 원 규모 폴란드 잠수함 사업에 기대가 컸다. K잠수함이 성능, 품질, 가격면에서 모두 우위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독일과의 양자구도에서 스웨덴이 치고 나와 판을 뒤집었다. 안 본부장은 "방산수출이 잘된다고 국뽕에 취해 순진하게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더 꼼꼼하게 국가의 역량을 결집해 발휘해야 승리할 수 있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K방산의 기존 강점만 앞세워 세계시장에서 계속 통할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이라고 지적했다. 문화적 공감대와 정서적 유대감, 정치적 필요성에 더해 구매국의 숨겨진 수요까지 파악해 부응할 수 있는 필살기를 갖춰야 한다는 얘기다.

아직 기회가 남았다. 내년 캐나다의 잠수함 사업이다. 규모가 60조 원으로 폴란드 사업보다 훨씬 크다. 안 본부장은 “폴란드에서의 실패가 쓰디쓴 약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과거 인도네시아에서의 패배를 설욕하려는 독일에 맞서 한국 정부와 업체의 저력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핵추진 잠수함과 디젤 잠수함 비교. 강준구 기자

핵추진 잠수함과 디젤 잠수함 비교. 강준구 기자


김광수 논설위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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