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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약 먹어도 혈당 안 잡히나요?… 뱃살부터 빼야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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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환자 2명 중 1명은 비만
"체중·혈당 통합 관리가 중요
비만 치료 목표는 합병증 예방"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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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혈당 수치만 떨어뜨리는 게 아니라, 근본적인 원인인 ‘비만’을 함께 치료해야 합병증을 막고 건강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17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대한비만학회와 한국 릴리가 공동 개최한 ‘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이용호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비만은 그 자체로도 심각한 질병이지만, 2형 당뇨병을 유발하는 주요한 위험 요인”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2022~2023년 통계를 보면, 국내 성인 중 비만인 사람은 정상 체중인 사람보다 당뇨병 발병률이 약 2배 높다. 국내 당뇨병 환자 2명 중 1명은 비만 상태다.

문제는 비만인 상태에선 당뇨병 치료가 더 까다롭다는 점이다. 체지방이 과도하게 쌓이면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인슐린)의 작용을 방해하는 ‘인슐린 저항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체질량지수(BMI)가 높을수록 혈당 조절이 힘들어지는 것은 물론, 심혈관질환을 비롯한 다양한 합병증 위험이 치솟는다”며 “이는 환자의 삶의 질 저하와 의료비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고 우려했다.

당뇨병을 오래 앓는 것도 혈당 관리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인슐린을 만들어내는 췌장은 유병 기간이 길어질수록 기능이 떨어진다. 그 때문에 인슐린 분비량도 줄어든다. 여기에 비만으로 인슐린 저항성까지 커지면 약을 먹어도 혈당이 잡히지 않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이런 이유로 현재 국내 당뇨병 환자의 치료 성적표는 좋지 않다”고 말했다. 당뇨병 관리의 지표가 되는 ‘당화혈색소(최근 2~3개월간 평균 혈당)’ 수치를 정상 범위인 6.5% 미만으로 유지하는 환자는 전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 교수는 환자의 비만 여부와 유병 기간을 고려한 맞춤형 치료 전략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비만을 동반한 환자는 초기부터 체중과 혈당을 함께 조절하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진 발표에선 비만을 단순한 체중 증가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개인의 의지만으로 비만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일반적인 편견에 대한 반박도 나왔다.

김양현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우리 몸은 체중이 줄면 위기로 인식해 기초대사량을 낮추고 다시 살을 찌우려는 생물학적 적응 현상을 보인다”며 “그래서 체중을 일부 감량하더라도 이를 유지하거나 추가적으로 더 줄이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비만을 방치하면 심혈관계 질환과 암 등 200개 이상의 합병증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비만 치료 목표를 단순 감량이 아닌, 합병증 예방과 기대 수명 증가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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