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개발을 돕는 신생기업(스타트업) 세미파이브가 코스닥에 상장한다.
세미파이브는 17일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자간담회를 갖고 성장 전략을 공개했다. 이 업체는 18, 19일 일반 청약을 거쳐 29일 코스닥에 상장 예정이다. 공모가는 2만4,000원이며 예상 시가총각은 8,092억 원이다. 상장 주관사는 삼성증권과 UBS증권이 맡았다.
조명현 세미파이브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향후 성장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세미파이브 제공 |
2019년 설립된 이 업체는 반도체 설계업체들이 시스템 반도체(Soc)를 적은 비용으로 빠르고 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한다. 따라서 반도체 설계업체들은 이 업체의 기본 플랫폼 위에 인공지능(AI) 기능 등 핵심 부분을 얹어 원하는 반도체를 적은 비용으로 간편하고 빠르게 만들 수 있다. 현재 AI 반도체를 개발하는 국내 스타트업 리벨리온, 퓨리오사AI, 하이퍼엑셀을 비롯해 한화비전 등 다양한 업체들이 이 업체와 협업해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 조명현 세미파이브 대표는 "구글처럼 대형 정보기술(IT) 업체들이 AI 서비스 등을 위해 독자 반도체를 원한다"며 "이런 추세에 맞춰 지난 5년간 수주 규모가 30배 늘어 시장의 폭발적인 잠재력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생산 분야에서는 현재 회로 선폭 4나노 크기의 미세 공정을 개발 중이며, 2나노 공정도 개발할 계획이다. 또 여러 기능의 반도체가 하나의 회로 기판에 모으면서 크기가 커지는 '빅다이'(big die) 설계도 확대하고 있다. 빅다이 설계는 AI 반도체 개발에 많이 쓰인다. 빅다이 설계를 위해 500㎟ 크기의 반도체 설계를 완료했으며 800㎟ 크기의 대형 반도체 설계도 진행 중이다. 조 대표는 "3차원 적층 기술을 활용해 800㎟ 크기의 반도체 위에 4장의 D램 메모리 반도체를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고성능 AI 반도체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업체는 반도체 개발 뿐 아니라 주문한 반도체를 생산전문업체(파운드리)에 맡겨 양산하는 사업도 한다. 따라서 개발부터 양산 공급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사업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수주 금액도 2027년 57억 원에서 2022년 572억 원, 지난해 1,239억 원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수주 실적도 1,257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수주액을 넘어섰다.
매출은 2023년 713억 원, 지난해 1,118억 원을 올렸으며 올해는 3분기까지 누적으로 898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해외 매출이 지난해 45억 원에서 올들어 3분기까지 누적 550억 원으로 급증하며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미국과 중국, 인도, 체코, 베트남, 일본 등에 해외 법인을 설립했으며 독일 지사 설립을 준비 중이다. 조 대표는 "현재 해외 고객사가 14곳인데 앞으로 59개사로 늘리겠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이 업체는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내부 개발 능력을 확대하고 외부업체를 인수해 기술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조 대표는 "해외 업체들의 인수를 검토 중이나 구체적 사명을 아직 공개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관건은 수익성이다. 이 업체는 2023년 862억 원, 지난해 2,89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따라서 흑자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플랫폼과 기술 개발에 계속 투자하는 중"이라며 "수주 실적을 보면 이미 수익성을 확보한 만큼 내년에 흑자 전환을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최연진 IT전문기자 wolfpack@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