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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밑지는 장사’에 간판 바꿔답니다…비트코인 채굴업체의 변신

매일경제 안갑성 기자(ksah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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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개당 생산원가 2억원 육박
채굴기돌릴수록 손실에 돌파구 모색
AI 데이터센터 임대사업으로 변신중
GPU·전력수급·냉각기술 갖춘 덕분


코어사이언티픽의 비트코인 채굴 장치. [코어사이언티픽]

코어사이언티픽의 비트코인 채굴 장치. [코어사이언티픽]


비트코인 채굴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업(業)’의 본질을 바꾸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과 채굴 난이도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보유하고 있는 막대한 전력 인프라와 고성능 컴퓨팅 자원을 활용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로 간판을 바꿔 달고 있는 것이다.

17일 아시아 웹3 리서치 회사 타이거리서치에 따르면 현재 채굴 기업이 비트코인 1개를 생산하는 데 드는 직접 비용은 평균 7만 4600달러로 1년 전 대비 약 30% 급증했다.

여기에 감가상각비와 주식보상비용 등 간접비를 포함한 총 생산 비용은 약 13만달러에 육박한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9만~10만 달러 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채굴기 하나를 돌릴 때마다 회계상 4만 달러 이상의 손실을 보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은 널뛰는 코인 가격에 의존하는 반면, 비용은 난이도 상승과 전력비 인상으로 구조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최근 뉴욕주 등에서 채굴 기업 대상 규제 움직임까지 보이면서 사업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했다”고 진단했다.


주요 채굴 기업들의 비트코인 생산 비용 구조 분석. 감가상각비와 운영비 등을 포함한 총 생산 비용이 비트코인 1개당 약 13만 달러에 달해, 현재 시세(약 9만 달러 선)를 크게 상회하는 ‘역마진’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 [자료=타이거리서치]

주요 채굴 기업들의 비트코인 생산 비용 구조 분석. 감가상각비와 운영비 등을 포함한 총 생산 비용이 비트코인 1개당 약 13만 달러에 달해, 현재 시세(약 9만 달러 선)를 크게 상회하는 ‘역마진’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 [자료=타이거리서치]


비트코인 채굴과 데이터 센터 임대 사업의 비교. 가격 변동성에 노출된 고위험·고수익의 채굴 모델에서, 장기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인프라 임대 모델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자료=타이거리서치]

비트코인 채굴과 데이터 센터 임대 사업의 비교. 가격 변동성에 노출된 고위험·고수익의 채굴 모델에서, 장기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인프라 임대 모델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자료=타이거리서치]


이런 ‘이중고’ 속에서 채굴 기업들이 찾은 돌파구는 AI 데이터센터다. 챗GPT 등 생성형 AI 열풍으로 빅테크들의 데이터센터 수요는 폭증하고 있지만, 신규 센터 건립에는 수년이 소요된다.

반면 채굴 기업들은 이미 수백 메가와트(MW)급 전력 수급 권한과 고성능 GPU 운용 능력, 발열을 잡는 냉각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어 즉각적인 전환이 가능하다.

실제로 파산 위기까지 몰렸던 북미 최대 채굴 기업 ‘코어사이언티픽(티커 CORZ)’은 AI 데이터센터 임대 사업으로 전환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 회사는 현재 200MW 규모의 인프라를 운영 중이며 향후 500MW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아이리스에너지(IREN)’ 역시 채굴과 AI 클라우드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채택했고, ‘테라울프(WULF)’는 수력 발전 기반의 친환경 에너지를 앞세워 AI 서버 가동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파산 위기에서 AI 데이터센터로 전환해 회생한 코어사이언티픽(CORZ)을 비롯해, 아이리스에너지(IREN)와 테라울프(WULF) 등 주요 기업들이 보유 전력과 인프라를 활용해 AI 및 클라우드 사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자료=타이거리서치]

파산 위기에서 AI 데이터센터로 전환해 회생한 코어사이언티픽(CORZ)을 비롯해, 아이리스에너지(IREN)와 테라울프(WULF) 등 주요 기업들이 보유 전력과 인프라를 활용해 AI 및 클라우드 사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자료=타이거리서치]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을 단순한 테마 편승이 아닌, 자본 효율성을 쫓는 합리적인 생존 전략으로 평가한다. 채굴업이 금광을 캐는 것이라면, 데이터센터 임대(인프라 임대)는 안정적인 월세를 받는 건물주가 되는 것과 같다.

타이거리서치 관계자는 “채굴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전환은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해 재무 체력을 기르는 과정”이라며 “이는 적자에 허덕이다 보유 비트코인을 헐값에 매각해 시장 가격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을 끊고, 시장 전체의 건전성을 높이는 긍정적인 시그널”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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