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묵호 단새우회 |
김장철을 맞아 새우를 찾는 사람이 많다. 김장용 새우라면 으레 서해 젓새우를 떠올리겠지만 동해 북부에서는 단새우를 찾는다. 단새우가 많이 나온다는 묵호 어시장을 둘러보다 싱싱한 단새우를 샀다. 김장용이나 회 용도다. 육수용으로 마른 단새우를 찾는 사람도 있다.
단새우는 도화새우과에 속하는 갑각류로 표준명은 북쪽분홍새우다. 몸 전체가 붉은색을 띠어서 홍새우라고도 한다. 껍질이 물러서 회로 먹으려 껍질을 벗길 때 조심스러워진다. 몸길이는 젓새우보다 크고, 대하보다 작다. 단새우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단맛이 강하다. 일본에서도 ‘아마애비’(甘エビ)라 부른다. 묵호시장에 많이 나와 ‘묵호단새우’라는 별명이 붙었다.
묵호어시장에서 판매하는 단새우 |
단새우는 1000m에 이르는 차갑고 깊은 바다에 서식하다 산란철이 되면 수심 200m 내외의 대륙붕으로 올라온다. 이때 그물을 끌어 잡는다. 이 그물에 장치·대구·가자미·장어 등이 단새우와 함께 잡히기도 한다. 이 중 단새우만 추려내는 것이다. 단새우를 잡는 배는 오전 4시에 나가서 점심쯤 귀항해 오후 12~2시 사이에 위판한다. 싱싱한 단새우를 구하기 좋은 시간이다.
묵호 등대마을과 바다 |
물때와 시간을 맞추지 못해 한 차례 헛걸음한 후, 11월 하순 묵호시장에서 단새우를 만났다. 점포 앞에서 마른 단새우도 판매하고 있었다. 동해 사람들은 단새우를 회·튀김·찜·구이로 사용한다. 상인들은 단새우를 얼음에 넣어 보관한다. 그리고 손님들이 찾으면 쓰임새를 물어 적절한 것으로 내준다. 회로 먹을 것이라고 하니 주인이 얼음에 묻어 놓은 싱싱한 새우를 꺼내 왔다. 찾는 사람이 많아 경매가 끝나고 시장에 나오면 금방 팔린다. 묵호항이나 죽변항에도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잠시 나타났다 사라진다. 김장할 때 단새우를 갈아서 양념을 만들기도 하고, 김장용 육수를 만드는 재료로 이용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겨울에 싱싱한 단새우 껍질을 벗기고 회로 먹는 것이 으뜸이다. 껍질을 벗기는 일이 귀찮지만, 단맛을 생각하면 참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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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전남대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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