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구름많음 / 5.0 °
중앙일보 언론사 이미지

"내 말이 아니다, 이것도 썰" 조심스러워진 李대통령 화법

중앙일보 오현석.윤성민
원문보기


“내 얘기가 아니고, 누가 이 얘기를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6일 업무보고에서 연명치료 중단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 도입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한 뒤 “요새 말만 하면 꼬투리를 잡아서, 이렇게 전제를 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건 (경기) 부천 국회의원을 하시던 분(원혜영 웰다잉문화운동 대표) 얘기”이라고 소개했다.

지난 11~12일 생중계된 업무보고에서 이른바 ‘환단고기(桓檀古記)’ 등 각종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던 이 대통령은 16일엔 발언 하나하나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 대통령은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고혈압·당뇨의 기준치가 점점 엄격해져서 약 안 먹어도 되는 사람이 약을 먹게 된다는 주장에 대한 의견이 뭐냐”고 물으면서도 “이것 역시 ‘썰’이다. 물어보라고 해서 물어본다”고 덧붙였다.

3일차에 접어든 이날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은 한층 부드러운 어조로 대화를 이끌었다. “약간 긴장되죠? 또 무슨 폭탄이 떨어질까”라는 농담으로 모두발언을 시작한 이 대통령은 “제가 숫자를 외웠거나 이런 걸 체크하는 사람이 아니다. 모르는 건 모른다고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인들 어떻게 국정을 다 파악하겠느냐”며 “국민들이 저한테 물어보라고 요구하는 게 많아 저도 국민 시각에서 물어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선 업무보고에서 “얘기한 지가 몇 달 됐는데, 아직도 고민이 안 끝났느냐”거나 “저보다도 아는 게 없다”는 질책이 ‘태도 논란’으로 이어진 걸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평소 성토해 온 관광지 물가 문제를 물을 때도 날을 세우지 않았다. 노점 등에 대한 ‘바가지 요금’ 대책을 묻는 말에 강동진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정책국장이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 채 “더 확인한 다음에 말씀드리겠다. 죄송하다”고 했지만, 아무런 질책 없이 넘어갔다. 이 대통령은 외려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는 비싸게 받을 거야’라고 하는 것 자체를 어떻게 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했다.

야당 국회의원 출신 기관장에 대한 질의도 이날은 평온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 출신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장에게 “어디서 많이 보던 분 같다”며 “반갑다”고 먼저 인사를 건넸고, 정 위원장도 업무보고 말미에 발언을 자처해 문화예술진흥기금 고갈 문제 해결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엔 야당 3선 의원 출신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에게 “말이 참 기시다”, “저보다 아는 게 없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오현석·윤성민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이이경 유재석 통화
    이이경 유재석 통화
  2. 2이재명 대통령 국무회의
    이재명 대통령 국무회의
  3. 3대한항공 현대캐피탈 경기
    대한항공 현대캐피탈 경기
  4. 4이이경 놀뭐 하차 해명
    이이경 놀뭐 하차 해명
  5. 5야구 FA 계약
    야구 FA 계약

함께 보면 좋은 영상

중앙일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독자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