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 상승과 자산·부채 만기 관리에 힘입어 국내 주요 보험사의 올 3분기 기타포괄손익이 17조 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내 3개 생명보험사(삼성·한화·교보)와 5개 손해보험사(삼성·메리츠·현대·DB·KB)의 올해 3분기 기타포괄손익(별도·개별 기준)은 7조 4611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9조 6500억 원)과 비교해 17조 1111억 원 늘어난 수치다. 생·손보 업계 1위인 삼성생명·삼성화재를 제외한 나머지 6개사의 기타포괄손실도 같은 기간 1조 6193조 원에서 4951억 원으로 1조 1242억 원 개선됐다.
기타포괄손익은 미실현 항목이라 당장 기업 이익에는 잡히지 않지만 보험사의 자본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올 1분기까지 시장금리 하락으로 보험 부채 평가분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기타포괄손실이 누적되는 양상이 이어져왔다. 금융감독원 역시 기타포괄손실이 킥스 비율에 주된 악영향을 끼친다고 보고 모니터링을 이어왔다.
하지만 올 2분기부터 시작된 시장금리 상승으로 주요 보험사의 기타포괄손익이 플러스로 전환하거나 적자 폭을 줄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연 2.793%이었던 국고채 30년물 수익률은 올 3월 말 2.574%까지 떨어졌다가 6월 말 2.747%, 9월 말 2.841% 등 오름세다. 시장금리는 4분기에도 계속 오르고 있어 기타포괄손익 관리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교보생명의 올 7~9월 기타포괄이익은 1294억 원으로 전년 동기(-4062억 원) 대비 흑자로 돌아섰다. 올 2분기 263억 원의 흑자를 보인 데 이어 2개 분기 연속 플러스다. DB손해보험은 지난해 3분기 2186억 원에 달했던 기타포괄손실을 올 들어 973억 원으로 줄였다. 삼성생명은 계열사 주가 상승에 올 3분기 기타포괄손익은 6조 3824억 원에 달했다. 계열사의 시가 평가분이 포함된 ‘기타포괄손익 공정가치 측정 지분증권 평가손익’은 올 3분기 6조 2290억 원이나 됐다.
현대해상은 자산·부채 만기 관리에 힘입어 기타포괄손실을 2719억 원에서 1151억 원으로 축소했다. 현대해상은 어린이보험의 비중이 커 다른 보험사에 비해 보험부채 만기가 길다. 이를 고려해 현대해상은 장기채를 대거 매입하고 계약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보험 상품의 판매량을 늘려 자산·부채 만기 차이(듀레이션 갭)를 올 1분기 말 -3.2년에서 올 3분기 말 -1.7년으로 줄였다. 현대해상은 내년 중 듀레이션 갭을 약 1년으로 축소할 방침이다.
금융계에서는 기타포괄손익 개선이 보험사 자본비율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이미 현대해상의 올해 9월 말 현재 킥스 비율은 179.8%로 지난해 말(157%)보다 22.8%포인트 올랐다. DB손보는 같은 기간 203.1%에서 226.5%로 23.4%포인트 늘었다.
심우일 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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