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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청년 자살 최고치, ‘번아웃·진로불안·지방’ 고통 직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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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에서 학생들이 취업 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에서 학생들이 취업 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청년들의 꿈과 열정이 갈수록 사그라들고 좌절과 불안이 청년의 대명사가 되는 현실이 바뀌지 않고 있다. 불안하고 지쳐 미래를 꿈꾸지 못하는 청년들을 언제까지 봐야만 하나. 청년들의 고통을 직시하고 보듬고 해법을 찾는 정책이 시급하다.

국가데이터처는 16일 건강·여가·고용·임금·주거 등 12개 영역의 62개 지표를 계량화해 ‘청년 삶의 질 2025’ 보고서를 발간했다. 청년들의 삶을 다각도로 파악하자는 취지에서 올해 처음 나온 보고서다. 지표 하나하나에 청년들의 고통이 스며 있다. 우선 지난해 19~34세 청년 자살률은 10만명당 24.4명으로 1년 전보다 1.3명 늘었다. 2011년(25.7명)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 정신적·육체적으로 무기력함을 느끼는 ‘번아웃’ 경험 청년은 32.2%에 이르렀다. 비수도권에 사는 청년은 그 비율이 33.3%로 더 높고, 2022년(30%)보다 심각해졌다. 청년들이 번아웃을 느낀 이유는 ‘진로불안’(39.1%)이 가장 많고, 연령이 낮을수록 그 답을 한 비중이 커 취업난과 밀접히 연관된 것으로 분석된다.

청년 고용 여건은 최근 통계에서도 계속 나빠지고 있다. 지난달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실직, 취업준비, 그냥 쉬었음 상태로 ‘일자리 밖’에 내몰린 2030 청년이 160만명에 육박했다. 코로나 시기인 2021년 이후 최대 규모이고, 전체 2030 인구의 12.7%에 달한다. 특히 ‘쉬었음’ 청년이 통계 작성 이래 최다인 72만명을 기록한 건 취업 희망마저 접은 최악의 신호다. 저성장이 고착화돼 일자리 창출이 줄어들고, 대기업마저 신입사원 채용을 줄이는 현실이 반영된 것이다. 그럴수록 바늘구멍 같은 취업 기회를 얻기 어려운 청년들은 계속 서울로 몰려들며 이들의 주거 여건도 악화하고 있다. 고시원·숙박업소·판잣집 등 주택이 아닌 곳에 사는 청년 가구주 비율은 5.3%였고, 수도권에서는 그 비율이 5.7%로 더 높았다.

일자리가 없는 청년에겐 연애·결혼·출산은 언감생심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월 청년들과의 토크콘서트에서 “모든 문제의 원천은 기회의 부족”이라며 저성장을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다만, 성장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인공지능(AI) 사회에 빛과 그림자가 함께 드리워질 일자리가 최대의 복지여야 한다. 성장의 과실이 골고루 분배되는 게 중요하고,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 않는 사회구조의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 나아가 사회안전망을 확대해 벤처와 창업에 청년이 도전하고, 실패하더라도 재기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관성적인 대책으론 청년들의 답을 찾을 수 없다. 과감하고 실효적·획기적인 해법으로 청년을 위한 희망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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