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어른이 되는 흐름의 기술' 출간한 마가스님 |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가족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에 대한 복수심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던 스무살 청년은 스님에게 발견돼 목숨을 구한 뒤 출가한다.
출가 후 40년간 고통과 미움에서 자비를 길어내며 불교계 '힐링 멘토' 중 한 사람으로 자리 잡은 마가스님이 새 책 '어른이 되는 흐름의 기술'(불광출판사)을 출간했다.
16일 서울 인사동에서 출간 간담회를 연 마가스님은 "희망도 꿈도 사라져버린 삶을 사는 많은 이들을 보면서 내가 살아온 과정도 이분들에게 메시지가 될 수 있겠구나 싶어서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표현대로 "탄생부터 아픔을 겪었고 살면서 말 못할 우여곡절을 겪어 온" 마가스님이 고통과 슬픔, 증오 등 부정적인 감정에 대처하는 방법은 '바라보고 받아들이기'다.
"'내려놓으라'는 게 말은 쉽죠. 마음이 물건이라면 내려놓기 간편할 텐데 말이죠. 그럴 땐 애쓰지 말고 내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받아들이세요. 받아들이면 내면의 흐름이 보입니다."
아버지에 대한 증오를 내려놓았을 때 "슬픔은 밀어낼수록 자라나고, 바라볼수록 작아진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스님은 슬픔을 주체하지 못해 고민을 털어놓은 이에게 "슬픔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한다.
"오늘, 슬픔을 손님처럼 맞이해 보세요. '당신 덕분에 내가 사랑의 마음을 배웁니다.' 그렇게 인사하면, 슬픔은 원망의 손님이 아니라 깨달음의 스승이 됩니다. 내일이 오면 손님은 조용히 떠날 것입니다. 손님이 떠난 자리에 고요와 평화가 앉아있을 것입니다."(33쪽)
감정에 집착하지도 밀어내려 하지도 않고 자유롭게 흐르게 해야 한다는, 그래야 내 마음의 주인이 되고 인생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마가스님 메시지가 책 전체를 관통한다.
마가스님은 자비명상의 보급에 앞장서면서 이를 바탕으로 한 마곡사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으로 템플스테이의 대중화에도 크게 기여했다. 법회는 물론 방송과 강연 등을 통해서도 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줬다.
"출가 당시엔 '부처님의 제자로 멋지게 살아야지' 하는 생각은 없었어요. 현실이 너무 괴로워서 도피용이었기 때문에 공부는 뒷전이었죠. 그러다 어느날 내가 전혀 출가자답지 않은 생각과 말과 행동을 하는 걸 알게 되면서 내가 나눌 수 있게 뭐가 있을까 고민하게 됐습니다."
앞으로의 삶은 더욱 "퍼주면서 살겠다"는 것이 스님의 계획이다.
스님은 자비나눔공덕회를 이끌면서 재소자 교화와 무료 급식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날 출간 간담회에 오는 길에 붕어빵을 한아름 사와서 나눠준 마가스님은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어디에 갈 때 빈손으로 가는 게 아니라 붕어빵이라도 사가는 것"이라며 웃었다.
"어릴 적엔 받으려고만 하고 취하려고만 했다면 어른이 되면 비로소 나눌 줄 알게 되죠. 한시적이고 끝이 있는 삶을 살기 때문에 이 순간이 감사함으로 다가오고, 감사를 나누고 싶어집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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