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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와 패러마운트의 ‘워너 쟁탈전’ 점입가경···지켜보는 영화업계는 불안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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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에는 ‘스트리밍 대 스튜디오’ 세 대결
OTT 영역 확장에 제작사 퇴조 등 두드러져
할리우드선 ‘극장 중심 배급체계 붕괴’ 우려
패러마운트 이겨도 대량 해고 재연 가능성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미디어·콘텐츠 기업들 사이에서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WBD·이하 ‘워너’) 쟁탈전이 불붙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넷플릭스가 총 인수액 720억 달러(약 106조원)로 ‘워너’와의 인수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지 사흘 만인 8일 패러마운트 스카이댄스(패러마운트)가 워너에 대한 1084억 달러(약 160조원) 규모의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다. 스트리밍 기업(넷플릭스)과 전통적의 할리우드 스튜디오(패러마운트)간의 인수전쟁이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워너’는 북미 영화표 판매량의 1/4을 차지하는 영화 제작사이자 배급사지만 오래전부터 경영위기를 겪었다. 2016년 통신사 AT&T에게 인수된 이후에도 적자는 쌓여갔다. 결국 2022년 AT&T는 워너를 디스커버리와 합병시켰다. 합병으로 탄생한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는 올해 <원배틀 애프터 어나더>나 <컨저링: 마지막 의식> 등을 제작했고 <미키17> 등의 배급을 맡았다. 그러나 자체 스트리밍 플랫폼 HBO가 부진을 겪는 등 어려움이 심화하면서 매물로 나오게 된 것이다.

당초 넷플릭스는 워너 인수를 확정 지은 듯했다. 패러마운트가 먼저 인수 의사를 밝혔지만, 워너 측은 스트리밍으로 기운 시장상황 등 여러 여건을 고려해 넷플릭스를 택했고, 이사회 만장일치로 넷플릭스와의 합병에 찬성했다. 하지만 워너 측에 거절당한 패러마운트 측이 적대적 인수합병 뜻을 비치면서 경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은 것이다.

‘플랫폼의 승리는 극장의 패배’… 영화계 불안 고조


(왼쪽부터) 패러마운트 스카이댄스,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넷플릭스 로고. AFP 연합뉴스

(왼쪽부터) 패러마운트 스카이댄스,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넷플릭스 로고. AFP 연합뉴스


쟁탈전의 기저에는 스트리밍 기업(넷플릭스)과 할리우드 스튜디오(패러마운트)의 치열한 세 대결이 깔려있다. 넷플릭스 등 OTT가 시장에서 영역을 급격히 넓혀가면서 극장 영화는 물론 제작사 퇴조가 두드러진 상황이다. 그런 와중에 넷플릭스가 워너를 인수하게 된다면, 넷플릭스는 <해리포터> 등 워너가 100여 년간 쌓아 올린 지식재산권(IP)은 물론 막대한 스튜디오 제작 인력까지 얻게 된다.

할리우드 인사들이 넷플릭스가 워너를 인수할 경우 시장 독과점 문제 이상의, 극장을 중심으로 한 영화 제작 배급 체제 자체가 붕괴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미국 영화관 노조는 지난 5일(현지시간) 성명문에서 “넷플릭스의 워너 인수 추진은 전 세계 영화 상영업계에 전례 없는 위협을 가하고 있다”며 “이번 인수로 인해 대형 극장부터 독립 극장까지 모든 극장에 부정적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이들은 영화의 극장 개봉 시기가 짧아지는 것을 가장 우려한다. 예컨대 워너의 제작·배급 영화들의 영화제 등록을 위해 짧은 시간 극장에 걸린 뒤 곧바로 넷플릭스에 공개된다면 누가 워너의 영화들을 보기 위해 극장을 찾겠느냐는 것이다. <아바타>의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최근 한 팟캐스트에서 “넷플릭스는 영화를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로 올리기 위해 일주일 동안만 극장에 걸 것”이라고 비판했다. 데이비드 엘리슨 패러마운트 CEO가 “우리는 영화를 사랑한다. 이를 보존하고 강화하는 데 이바지하겠다”고 굳이 밝힌 것도 영화계 내부의 부정적 여론을 고려한 것이다.


스튜디오 기반 패러마운트 뛰어들었지만 … 인수 확정까지는 안갯속


EPA 연합뉴스

EPA 연합뉴스


이런 상황들을 종합하면 ‘워너’가 어떤 회사의 품으로 향하게 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패러마운트와 별개로, 넷플릭스의 워너 인수 과정에는 최소 12개월 걸리는 미국의 반독점법 심사가 남아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 허가를 거쳐야한다”며 심사에 관여할 것임을 밝힌 데다, 트럼프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패러마운트의 투자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사실이 확인되면서 상황은 더 복잡해졌다.

문제는 어떤 회사가 인수하든 영화 시장 축소는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익명의 극장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극장에 대한 존중이 있을까 의문이 든다”며 “넷플릭스가 저작권을 전부 가져갈 경우 영화의 단계적 유통단계에서 얻을 수 있었던 창작자의 소득마저 위축될 우려가 크다. 제작사들이 단순한 생산기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패러마운트가 워너를 인수하더라도, 디즈니가 21세기폭스를 인수할 당시 발생했던 수천 명의 직원 해고와 독립영화 스튜디오 폐쇄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 실제 패러마운트 측은 인수자금 충당을 위해 3년 동안 60억 달러(약 8조8500만 원)의 비용 절감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USA투데이는 “(넷플릭스가 인수해) 경쟁이 줄어들면 스트리밍 구독 요금이 오른다. (패러마운트가 인수하더라도) 영화 제작 스튜디오가 감소하면 신진 예술가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을 창구가 사라진다”고 말했다. 누가 인수하든 영화시장의 축소는 불가피하고, 결국 그 피해는 관객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뜻이다.

서현희 기자 h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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