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까지 이틀간 독일에서 미국, 우크라이나, 나토, 유럽 국가들 논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이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조약 5조 '집단방위 조항'과 유사한 수준의 안보 보장을 약속했다. 미 당국자들은 이 보장안이 평화 회담을 진전시켰다고 평가하면서도, 미국의 이러한 제안이 영원히 협상 테이블에 올라와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를린=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앞줄 가운데)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의 연방 총리실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정상회의에 앞서 각국 정상들과 함께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2025.12.16 |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종전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선 러시아도 그것(전쟁)을 끝내고 싶어 하는데 문제는 끝내고 싶어 하다가도 갑자기 그렇지 않아 하고, 우크라이나도 끝내고 싶어 하다가도 갑자기 그러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양측 입장을 일치시켜야 한다"며 "그러나 대화는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종전 논의 시한에 대해서는 "정해진 시한은 없다. 우리가 일을 끝내는 그 시점이 곧 시한"이라며 "우리는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이번 발언은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와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가 독일 베를린에서 우크라이나 및 독일·이탈리아·핀란드·프랑스·영국·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들과 이틀간 논의를 가진 뒤 나왔다. 트럼프는 "상황이 겉보기엔 잘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늘 그랬다. 어려운 문제다"라면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긴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미국 쪽에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접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를린 회동과 관련해 미 당국자는 로이터통신에 "(우크라의) 안전보장이 이번 협상의 중대 의제였다"면서 "우크라이나가 나토 헌장 5조와 유사한 안전보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토 헌장 5조는 회원국 가운데 한 나라가 공격받으면 동맹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공동으로 방어한다는 집단방위 조항으로,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협상을 앞두고 미국과 유럽의 강력한 안전보장이 제공된다면 나토 가입을 포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 다른 당국자는 이 패키지를 워싱턴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수 있는 "플래티넘 스탠더드(최고 수준)"라고 묘사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 보장안을 의회에 제출할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선 러시아의 추가 침략에 대한 억제력, 충돌 방지 메커니즘, 향후 평화 협정 이행 감시 방안 등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지상군 파병은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AP통신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동부 돈바스 지역(도네츠크·루한스크주) 철군을 계속 요구했으나 우크라이나가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CNN도 당국자를 인용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쟁점의 약 90%가 해결되었다"면서도 "영토 양보 문제가 여전히 난제로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유럽 지도자들도 베를린에서 발표한 공동 성명을 통해 미국과 함께 '강력한 안전보장' 제공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성명에는 유럽이 주도하는 다국적 평화유지군을 우크라이나에 배치하고 미국이 이를 지원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이날 자신의 SNS(소셜미디어) 엑스(X)에 "전쟁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휴전 가능성이 현실화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도 기자들에게 "오늘 저는 처음으로 모든 사람이 한 진영의 동맹처럼 행동하는 것을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안보 보장 문제가) 더욱 명확하고 신뢰할 만해졌다"며 "지속 가능한 평화를 향한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하지만 영토 문제와 러시아가 과연 평화를 원하는지 여부를 비롯한 많은 어려운 질문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 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푸틴이 모든 제안을 거부하면 미국은 제재 압력을 가하고 우리에게 더 많은 무기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토 협상과 관련해서는 "고통스러운 일"이라며 "우크라이나가 돈바스를 러시아 영토로 '법적으로든 사실상으로든'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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