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덕 기자] 게임와이는 지난 6월 비개발자가 ChatGPT로 소울라이크 게임 제작 '뚝딱'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한 바 있다. 국내 바이브 코딩 개발자의 이야기였는데, 이번에는 해외 바이브 코딩 게임 개발자의 논란 소식이다. 코드부터 그래픽, 음악까지 100% 인공지능으로 제작됐다고 주장하는 게임 데모가 스팀에 공개되면서 게임 커뮤니티가 들끓고 있다.
개발자는 3개월 만에 완성한 이 게임을 "세계 최초의 완전 AI 제작 게임"이라 광고했지만, 데모를 플레이한 유저들은 "쓰레기를 사지도 지원하지도 말라"며 정식 출시 전부터 강력한 보이콧 운동을 벌이고 있다.
문제의 게임은 뱀파이어 서바이벌 스타일의 불릿 헬 로그라이트 '코덱스 모르티스(Codex Mortis)'다. 개발자 그롤라프(Grolaf)는 이 게임이 게임 엔진조차 사용하지 않고 ChatGPT와 Claude Code 등 생성형 AI만으로 제작됐다고 밝혔다. 그래픽은 ChatGPT가, 캐릭터 애니메이션은 Claude가 작성한 셰이더로, 코드는 TypeScript와 PIXI.js로 구현했으며, 심지어 트레일러에 등장하는 캐릭터 얼굴은 개발팀의 셀카를 AI로 변형해 붙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발자는 3개월 만에 완성한 이 게임을 "세계 최초의 완전 AI 제작 게임"이라 광고했지만, 데모를 플레이한 유저들은 "쓰레기를 사지도 지원하지도 말라"며 정식 출시 전부터 강력한 보이콧 운동을 벌이고 있다.
트레일러에 등장하는 캐릭터 얼굴은 개발팀의 셀카를 AI로 변형해 붙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
문제의 게임은 뱀파이어 서바이벌 스타일의 불릿 헬 로그라이트 '코덱스 모르티스(Codex Mortis)'다. 개발자 그롤라프(Grolaf)는 이 게임이 게임 엔진조차 사용하지 않고 ChatGPT와 Claude Code 등 생성형 AI만으로 제작됐다고 밝혔다. 그래픽은 ChatGPT가, 캐릭터 애니메이션은 Claude가 작성한 셰이더로, 코드는 TypeScript와 PIXI.js로 구현했으며, 심지어 트레일러에 등장하는 캐릭터 얼굴은 개발팀의 셀카를 AI로 변형해 붙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발자는 이를 '바이브 코딩(vibe-coding)'이라 부르며 "건설 노동자에게 외골격을 입히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AI에게 의도와 스타일 선호도를 제공하면 AI가 세부 사항을 채우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 모델이 실현 가능한지 검증하고 싶었을 뿐"이라며 "GPT가 내 선호 비주얼 스타일을 기억하고 여러 대화에서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고 밝혔다.
뱀파이어 서바이벌 스타일의 불릿 헬 로그라이트 '코덱스 모르티스(Codex Mortis)' |
코드부터 그래픽, 음악까지 100% 인공지능으로 제작됐다고 주장하는 게임 데모 |
하지만 12월 11일 무료 데모 공개 직후 커뮤니티의 반응은 차가웠다. 게임 토론 게시판은 "AI가 만든 쓰레기 생산라인 제품", "위험한 미끄러운 경사로", "100% AI 제작 - 구매하지도 지원하지도 말라"는 제목의 글들로 도배됐다. 한 유저는 "조작 가능한 캐릭터는 애니메이션조차 없이 정지 이미지로 비틀거리며 걷는다"며 "5년 전이었다면 대단한 업적이었겠지만, 지금은 그저 AI의 진화가 멈췄다는 증거일 뿐"이라고 혹평했다.
미국 게임 전문 매체 PC Gamer는 "어디에나 있는 AI 쓰레기(slop)의 이정표"라는 제목으로 이 게임을 다루며 "진짜 과일 주스가 전혀 없다고 보장하는 청량음료 라벨을 연상시킨다"고 꼬집었다. 매체는 또 "개발자는 게임 엔진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모든 것을 AI 도구로 조립했다는 것이 자랑스러운 차별점인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어디에나 있는 AI 쓰레기(slop)의 이정표" |
논란은 게임의 저작권 문제로까지 번졌다. 한 유저는 "100% AI로 제작됐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이 게임은 미국에서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미국 저작권법은 인간의 창작 기여가 없는 순수 AI 생성물에 대해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옹호 의견도 나온다. 한 유저는 "작은 팀으로 10달러짜리 게임을 만들 수 있다면, 600명 규모의 AAA 스튜디오가 3년간 패치와 디버깅이 필요한 80달러짜리 게임을 만드는 것보다 낫다"며 "게임을 하고 싶다면 AI에 익숙해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유저는 "AI가 일자리를 없애지만, 열정적인 솔로 개발자들이 자신의 비전을 실현할 더 큰 힘을 갖게 된 것은 좋은 일"이라고 썼다.
불릿 헬 로그라이트 '코덱스 모르티스(Codex Mortis)' |
불릿 헬 로그라이트 '코덱스 모르티스(Codex Mortis)' |
불릿 헬 로그라이트 '코덱스 모르티스(Codex Mortis)' |
실제로 구글 조사에 따르면 게임 개발자의 87%가 어떤 형태로든 생성형 AI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코덱스 모르티스처럼 100% AI 의존을 전면에 내세운 사례는 이례적이다. Arc Raiders, Call of Duty: Black Ops 7 등 AAA 게임들도 AI 사용으로 비판받았지만, 대부분은 AI 사용을 최소화하거나 숨기려 했다.
개발자는 데모 공개 후 피드백을 받아 밸런스 대폭 수정 업데이트를 내놓으며 "데모 출시는 피드백을 모으고 반복 개선하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낮은 가격으로 정식 출시할 계획이며 "호기심과 저렴한 가격이 사람들을 설득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재 데모의 평가는 64%로 '복합적(Mixed)'을 기록하고 있으며, 커뮤니티의 냉담한 반응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현재 데모의 평가는 64%로 '복합적(Mixed)'을 기록하고 있으며, 커뮤니티의 냉담한 반응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
게임의 기술적 완성도를 떠나, 코덱스 모르티스는 한 가지 질문을 던진다. 개발자가 한 줄의 코드도, 한 장의 그림도 직접 그리지 않고 프롬프트 입력만으로 게임을 '조립'했을 때, 그것을 창작이라 부를 수 있는가. AI가 창작 생산라인의 '외골격'이 된 시대, '저자', '독창성', '가치'의 정의는 어떻게 다시 써져야 하는가. 답은 아마도 그 '복합적' 평가 속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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