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에 본격 나서고 있지만 데이터 활용 제약과 규제 불확실성, 융합 인재 부족 등 산업화를 위한 과제가 산적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6일 한국바이오협회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의 ‘AI 기반 신약개발 산업화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AI 기술을 활용한 신약 개발이 가속화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츠앤마켓츠는 글로벌 AI 신약 개발 시장 규모가 지난해 18억 6000만 달러(약 2조 7351억 원)에서 연평균 29.9% 성장해 2029년 68억 9000만 달러(약 10조 1317억 원)에 이를 것이라 전망했다.
이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자체 AI 플랫폼을 구축해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 나서고 있다. JW중외제약(001060)은 AI 통합 플랫폼 ‘제이웨이브(JWave)’로 유효 약물 탐색부터 선도물질 최적화까지 전주기 개발을 추진 중이다. 대웅제약(069620)도 8억 종의 화합물 데이터베이스 기반 ‘데이지(DAISY)’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갤럭스는 자체 개발한 단백질 설계 소프트웨어로 8개 표적 단백질 항체 설계에 성공했고 온코크로스(382150), 파로스아이바이오(388870), 신테카바이오(226330) 등 바이오 기업들도 각자 AI 플랫폼을 활용해 신약을 개발 중이다.
그러나 보고서는 국내 AI 신약 개발 산업이 기술력과 성과 측면에서 글로벌 대비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양적으로 가장 많은 논문을 발간한 국가는 중국이고 한국은 6위 수준이었다. 질적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논문상대인용률(RCR)은 1위 캐나다, 2위 영국에 이어 최근 3년 평균치 기준 5위에 머물렀다. 특허출원 기준으로 한국은 데이터 프로세싱, 단백질 구조예측 및 분야예측 분야에서 평균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했으나 미국 특허청에 등록된 특허는 없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기술 경쟁력 확보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고서는 국내 AI 신약 개발 생태계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데이터 활용 제약을 꼽았다. 신약개발에는 대규모 임상 및 유전체 데이터가 필수지만 가명정보 활용에 제약이 있어 실질적 연구개발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정부 지정 ‘데이터 안심구역’ 내에서 규제 샌드박스를 확대하고, 비고의적 사고 발생 시 책임을 경감하는 ‘데이터 활용 면책특례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AI 모델의 신뢰성 검증 기준 부재도 문제로 지적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시험계획 제출 시 ‘AI 도출 결과를 어떻게 신뢰하고 인정할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기업들이 개발 후기 단계로 나아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고서는 데이터 출처, 모델 설계, 성능 평가 지표, 재현성 검증 방법 등을 포함한 'GMLP(Good Machine Learning Practice)'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인재 부족 문제도 심각하다. 현재 국내에서는 AI 전문가와 바이오 전문가가 서로 다른 학문 언어를 사용해 협업 효율이 낮은 상황이다. 보고서는 의과대학, 약학대학, 생명과학대학 교육과정에 AI·데이터 과학을 필수 교과로 편입하고 AI 대학원에 신약개발·바이오 특화 트랙을 개설할 것을 제안했다. 또 제약사-AI 스타트업-대학-병원 간 인력 교류를 위한 ‘융합 인재 파견 및 순환 근무 프로그램’을 제도적으로 지원해 현장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고 봤다.
보고서는 AI 신약개발이 임상 진입과 규제 수용성 확보까지 시간이 필요한 복합 프로세스인 만큼 중장기 정책 트랙 신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안으로는 공공 임상 데이터 전체 공유, 식약처 규제 컨설팅, 제약사 파트너십을 패키지로 제공하는 ‘한국형 AI 신약개발 올인원 플랫폼’ 구축을 제시했다. 미국의 ‘ARPA-H’나 ‘캔서문샷’ 프로젝트처럼 국가적 미션 설정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효정 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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