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퇴직연금을 헐어 주택을 구입한 이들이 3만8000명에 달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주택구입 사용 목적 퇴직연금 중도인출 금액 역시 1조8000억원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국내 5대 손해보험사가 올해 3분기까지 지급한 실손보험금이 8조5000억원에 육박했고,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위한 가상자산 2단계 입법에 속도가 붙고 있다.
◆대출 규제로 돈줄 죄자 퇴직연금 헐어 집 샀다
국내 5대 손해보험사가 올해 3분기까지 지급한 실손보험금이 8조5000억원에 육박했고,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위한 가상자산 2단계 입법에 속도가 붙고 있다.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시스 |
◆대출 규제로 돈줄 죄자 퇴직연금 헐어 집 샀다
국가데이터처가 15일 발표한 ‘2024년 퇴직연금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중도인출 인원은 전년보다 4.3% 증가한 6만7000명, 중도인출 금액은 12.1% 늘어난 2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중도인출 인원과 금액은 2019년 이후 2022년까지 감소세를 보이다 2023년과 지난해 2년 연속 증가했다.
지난해 중도인출 사유 중 인원 기준으로 주택구입이 56.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주거임차와 회생절차가 각각 25.5%, 13.1% 순으로 나타났다. 29세 이하는 주거임차(42.5%) 목적이,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주택구입 목적의 중도인출이 가장 많았다.
지난해 주택구입 목적 중도인출 인원은 3만8000명으로 전년보다 4000명 늘었다. 주택구입을 위한 중도인출 금액도 1조8000억원으로 2023년 대비 3000억원 증가했다. 인원과 금액 모두 2015년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후 역대 최대였다.
주택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대출 규제로 자금을 충분히 조달하기가 어려워지자, 노후 자금까지 동원해 주택을 구입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주택을 구입하는 자금 출처가 대출이나 자기가 갖고 있는 돈인데, 금액을 긁어모으다 보니 퇴직연금까지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퇴직연금 총 적립금액은 431조원으로 1년 전보다 12.9%(49조원) 증가했다. 제도유형별로는 확정급여형(DB)이 214조원으로 절반(49.7%)에 달했고, 확정기여형(DC)이 116조원(26.8%), IRP가 99조원(23.1%)으로 뒤를 이었다. DB형이 전년보다 4.0%포인트 감소한 반면 IRP와 DC형은 각각 3.1%포인트, 0.9%포인트 늘었다. DB형 비중이 50% 밑으로 내려간 건 지난해가 처음이다.
◆여전한 도수치료…실손보험금, 작년比 13.1% 급증
5대 손보사(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KB손보·메리츠화재)에 따르면 올해 1∼9월 지급된 실손보험금은 8조48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했다. 올해 들어 지급액 증가율은 더 가팔라졌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7.6% 늘었는데, 올해는 이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9개 진료과 중에선 정형외과가 1조8906억원으로 전체의 22.3%를 차지하며 가장 많은 보험금이 지급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급액 중 비급여 비율은 70.4%로, 평균치(57.1%)보다 13%포인트 이상 높았다. 이는 도수치료, 체외충격파 치료 등 비급여 물리치료의 비중이 큰 영향으로 분석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이어 내과(1조275억원)와 외과(7242억원), 신경외과(5861억원), 산부인과(4044억원) 순으로 보험금이 많이 지급됐다. 비급여 비율이 높은 과들도 다수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도수치료, 비급여 주사 치료 등이 이뤄지는 가정의학과(4002억원)의 경우 비급여 비율이 71.0%에 달했다. 마취통증의학과(2732억원), 재활의학과(2619억원)도 비급여 비율이 각각 68.8%, 66.3%로 높은 편이었다. 작년보다 보험금이 37.6%나 급증한 비뇨의학과(2089억원)의 경우 전립선 결찰술 등 고가의 신의료기술이 적용되면서 보험금 청구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1~4세대 합산 실손보험 손해율은 119.3%에 달했다. 손해율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금융당국은 5세대 실손보험 출시를 앞두고 있다. 비급여 항목을 중증·비중증으로 구분해 보장을 차등화하고, 비중증 비급여의 경우 자기 부담률을 50%까지 높이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와 함께 보건복지부는 지난 9일 도수치료와 방사선 온열치료, 경피적 경막외강 신경성형술 등 3개 의료행위를 관리급여로 지정해 건강보험을 적용받도록 했다.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초읽기
금융업계에 따르면 민주당 디지털자산TF는 오는 22일 디지털자산 기본법(스테이블코인 입법안)을 논의한다. 스테이블코인 발행 컨소시엄에서 은행 지분 51% 이상 보유 규제 도입 여부 탓에 입법이 지연되고 있지만, 연내에는 정부안이 확정될 것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다.
제도권 금융업계는 앞다퉈 가상자산 업계와 손을 잡고 있다. 하나은행과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 중인 두나무 간 협력이 대표적이다. 양사는 두나무가 보유한 메인넷, 지갑 등 블록체인 기술과 하나금융그룹의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를 융합해 해외송금 등 글로벌 서비스 개발에 나서며 ‘하이브리드 금융’의 첫발을 내디뎠다.
두나무는 현재 네이버 금융 계열사 네이버파이낸셜과 합병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네이버(빅테크)-두나무(블록체인)-하나금융(은행)’으로 이어지는 동맹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리은행은 SK증권과 공동으로 증권형 토큰(STO)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소매 결제를 넘어 기업 간(B2B) 대금 결제와 STO 거래 결제 수단 활용을 위해서다. 우리은행은 또 가상자산 커스터디 기업 비댁스(BDACS)와 함께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기술 검증(PoC)도 마쳤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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